"우리팀에 당연히 필요하지".
한화 주장 포수 신경현(36)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1999년 입단한 후 14년 만에 따낸 훈장 같은 FA 자격. 그러나 여전히 준척급 선수들에게 FA 자격 행사는 리스크가 크다. 이미 지난 겨울 한화에서 이도형과 최영필이 FA 권리를 행사한 뒤 계약을 하지 못한 채 각각 은퇴와 일본 독립리그행을 결정해야 했다.
신경현도 "FA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FA 권리는 선수에게 일생일대 기회. 고졸 선수는 9년, 대졸 선수는 8년을 꾸준하게 레귤러로 활약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이다. 그러나 준척급 선수들에게는 위험 부담이 크다. 신경현이 FA 자격을 놓고 벌써부터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행히 한대화 감독이 신경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감독은 "우리팀에 당연히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주장이자 포수로서 신경현의 존재가치를 역설한 것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백업포수 이희근이 군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포수 자리가 마땅치 않다. 신인 나성용이 있지만 아직 풀타임 주전 포수로는 검증되지 않았다. 게다가 내년은 한 감독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로 가시적인 성적을 내야 하는 시즌. 베테랑 포수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경현도 당연히 한화에 남고 싶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14년을 뛴 팀"이라며 한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화는 예부터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해서는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왔다. 2000년대 한화의 전성기를 함께 한 신경현의 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량으로 볼 때에도 녹슬지 않았다. 후반기 타율 3할6푼1리로 시즌 타율을 2할7푼6리까지 끌어올렸고, 후반기 도루저지율도 3할5푼3리로 급상승했다.
다만 한대화 감독은 혹여라도 상의없이 FA를 선언할까 걱정이다. 한 감독은 "작년 이도형과 최영필의 경우에는 많이 아쉬웠다. 두 선수 모두 FA하기에는 성적이 조금 애매했는데 코칭스태프와 상의없이 FA를 선언했다. 코칭스태프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조언은 해줄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당부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한대화 감독이 신경현의 필요성을 공개 선언했다는 점이다. FA 때문에 고민이 많은 신경현으로서는 아주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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