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출생' 한화 김준호, 2012년을 노리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3 07: 01

올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 트래직넘버 2로 사실상 9년 연속 가을 야구에서 외면당할 위기에 처한 LG 트윈스. 성적에 대한 부담을 벗고 리빌딩에 전념할 제대로 된 시간을 갖지 못했다. 외부 영입을 통한 돌파구를 찾았으나 아직도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스타 플레이어들의 잇단 영입이 이어지며 유망주라는 꼬리표 속 팀을 떠난 선수들도 속출 중이다. 2009년 MVP인 김상현(KIA)과 지난해 24홈런을 터뜨린 이성열(두산), 넥센의 새 4번 타자가 된 박병호는 그 희생양이었으나 타 팀에서 잠재력을 현실화했거나 또는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웨이버공시 후 한화 이글스에 새 둥지를 튼 김준호(27)도 그들의 길을 묵묵하게 바라보고 있다.

 
순천 효천고-고려대를 거쳐 2007년 LG에 입단한 김준호는 포크볼과 체인지업 등 떨어지는 변화구 공략이 탁월한 유망주였다. 2008년 29경기 2할6푼7리 1홈런 7타점, 2010년 21경기 2할2푼2리 3타점으로 1군 기록은 뛰어나지 않았으나 순간순간의 플레이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찾아온 부상으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비운의 유망주이기도 하다.
 
올 시즌 중 오른 어깨 극하근과 극상근이 부분 파열되는 부상으로 인해 지난 5월 자유계약 방출된 김준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여러 구단의 러브콜이 있었으나 성적순으로 지난해 최하위였던 한화가 그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2군 남부리그서 9경기 3할5푼7리(28타수 10안타) 2타점을 올린 김준호는 지난 9월 17일 한화 소속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되었다.
 
아직 새 팀에 온전히 적응되지 않아서인지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던 김준호. 그러나 그는 "다들 잘해주신다. 특히 LG 시절 함께했던 김광수 선배와 동기생인 (안)영명이에게 정말 고맙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22일 두산전을 앞두고는 강석천 코치가 그의 타격폼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타격 시 앞다리가 무너지는 모습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약점이 보일 때 정말 정성스럽게 가르쳐주셔서 감사해요. 솔직히 최만호 코치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한솥밥을 먹는 분들이라 지금도 계속 코칭스태프의 지도책에 적응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2군 경기까지 통틀어도 실전 경험이 얼마 되지 않아 처음에는 얼떨떨했는데 차차 적응하고 있는 중이에요".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또한 김준호의 타격 모습을 바라보며 "잠재력을 갖춘 타자다. 다만 타격 시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라며 분명 가능성만큼은 탐이 나는 선수임을 이야기했다. 특히 한화도 김준호의 어깨 부상을 알고 영입한 만큼 이는 올 시즌 당장이 아닌 다음 시즌 외야진 충원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김준호의 시선은 올 시즌 남은 경기가 아닌 다음 시즌을 향했다.
 
"다음 시즌 팀이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도움이 되는 것이 제 1차 목표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외야진에서도 제 입지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고교 동기 이성열을 비롯한 'LG 방출생'들이 다른 팀에서 날아오른 것처럼 자신도 그 선례를 따르고 싶다는 의욕이 그의 묵직한 어조 속 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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