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인가, 성적인가?
일본프로야구 오치아이 히로미쓰(58) 주니치 드래건스 감독이 올해를 끝으로 구단을 떠난다. 구단이 지난 22일 전격적으로 해임을 발표했다. 2004년부터 7년 연속 A클래스, 리그우승 3회(일본시리즈 1회) 제패를 일군 명장의 해임 배경을 놓고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언론이 거론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일단 일방적인 오치아이의 선수단 운영이었다. 자신의 야구를 추종하는 코치들만 기용했고 주요 선수들을 은퇴시켜 코치로 기용해 복귀가 막힌 OB 출신들의 반감을 샀다.

또 하나는 오치아이의 승리지상주의였다. 그는 부임과 동시에 이기는 것이 최고의 팬서비스라고 공언했다. 극단적으로 이기는 야구만을 하다보니 화끈한 야구색깔이 없고 비밀주의식 선수단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오치아이 야구는 성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흥행과 반비례했다. 최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 2만4000명 정도 밖에 동원되지 않아 구단이 크게 실망했고 퇴임을 조기에 발표한 이유가 됐다.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선수들의 연봉이 높아지면서 구단재정에 주름살도 한몫을 했다.
그러나 오치아이 감독도 전장에서 싸우는 사령관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기지 못하면 지휘봉을 놓아야 되는게 승부의 세계이다. 화려한 야구와 승리를 결합시키지 못한 분명한 이유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어찌보면 김성근 전 SK감독의 중도퇴진도 비슷한 물음표를 던져주고 있다.
주니치 구단주는 오치아이 감독에게 직접 해임을 통보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담담히 받아들였지만 퇴임 기자회견을 거부했다. 그리고 곧바로 선두 야쿠르트와의 경기를 이기고 3.5경기차로 추격했다. 그는 임기(11월30일까지)를 채우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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