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맛은 없었다. 그러나 4회 투런을 제외하고 결정적인 순간 실점을 피하는 기교투로 일단 승리 요건을 갖췄다. 두산 베어스의 '써니' 김선우(34)가 이닝 실점투로 승리 요건을 갖추며 팀 12년 만의 국내 투수 한 시즌 15승 및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김선우는 23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112개(스트라이크 60개, 볼 5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4개) 2실점으로 7-2로 앞선 7회 고창성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 경기서 팀이 리드를 지켜 선발승을 거두면 김선우는 올 시즌 15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최고 구속은 146km.

1회말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김선우는 한상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강동우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김선우는 장성호 타석서 빠른 견제를 보여주며 강동우의 견제사를 이끌어냈다.
장성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김선우는 최진행을 1루 땅볼로 잡아내며 1회를 마쳤다. 두산이 이종욱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2-0 리드를 잡은 2회말. 김선우는 2사 후 신인 나성용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신경현을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첫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 1사에서 강동우에게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를 그대로 내준 김선우는 이번에도 상대 잔루를 선물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4회초 팀이 이종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0을 만든 뒤 마운드에 오른 김선우. 그러나 4회말 투구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선두타자 최진행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김선우는 카림 가르시아에게 초구를 던졌다. 그러나 이는 가운데로 몰리는 투심(140km)이 되며 가르시아의 배트를 피하지 못했다. 우중간 담장을 넘는 투런이 되면서 3-2로 쫓기게 된 김선우는 이대수에게도 좌전 안타를 내줬다.
4회 무사 1루. 여기서 김선우는 나성용을 좌익수 뜬공, 신경현을 삼진, 이여상을 1루 땅볼로 일축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5회말 선두타자 강동우가 볼넷 출루한 뒤 한상훈의 희생번트, 장성호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가 또 찾아왔다.
그러나 김선우는 최진행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처리한 뒤 '미스터 스리런' 가르시아를 유격수 땅볼로 일축했다. 김선우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던 장면. 6회 김선우는 이대수-나성용-신경현을 범퇴시키며 이날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팀은 6회말 양의지의 중견수 방면 2타점 3루타와 손시헌의 1타점 우전 안타, 이원석의 2루타로 7-2 5점 차를 만들며 김선우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 김선우는 1999년 진필중(한민대 투수코치) 이후 12년 만의 두산 국내 투수 한 시즌 15승 기록을 달성한다. 또한 올 시즌 7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 투수로 등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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