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고민 중 하나는 음식이다. 매 끼니 때마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을 한다. 그래서 보통 스테이크나 햄버거를 먹곤 한다.
그러나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28)는 달랐다. 요즘 그는 온 국민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짜장면 맛에 푹 빠졌다.
리즈는 지난 22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동료 선수들과 저녁을 시켜 먹었다. 보통 경기 시작 두 시간 정도를 남기고 선수들은 가볍게 식사를 한다.

이날 메뉴는 중국음식. '큰' 이병규는 '특밥'이라는 매콤한 해물 야채밥을 시켰고, 리즈는 쟁반 짜장을 시켰다. 짜장, 간짜장에 이어 이번엔 쟁반짜장까지 섭렵했다.
짜장면을 건네 받은 리즈는 능숙한 솜씨로 접시 위 랩에 살짝 구멍을 낸 뒤 양쪽으로 찢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이 하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어 능숙하게 나무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요리저리 비비기 시작한 리즈는 입안에 고인 군침을 꼴딱 삼킨 뒤 한 젓가락 가득 짜장면을 들었다.
이윽고 그의 젓가락에 들린 짜장면을 문 리즈는 특유의 후르릅 소리를 내며 면발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곧바로 젓가락으로 단무지를 물고서는 냠냠 소리를 내며 맛있게 씹기 시작했다.
리즈의 짜장면 먹는 모습을 본 '큰' 이병규는 "얘는 별걸 다 먹는다"면서 "잘 먹네"라는 말을 반복하며 신기한 듯 웃었다. 이병규가 "맛있어?"라고 묻자 리즈는 "짜장면 좋아. 맛있어"라고 또박또박 한국말로 대답했다.
리즈는 "한국음식 다 좋아한다. 그런데 짜장면 특히 맛있다"면서 "가끔 동료들과 이렇게 시켜 먹으면 재미도 있다. 오늘 먹은 쟁반 짜장면은 처음인데 가장 맛있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리즈가 짜장면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본 팀 동료는 "리즈에게 짜장면 먹으면 더 까매진다고 말해줄까 보다"라며 농을 던졌다.

한편 팀 동료인 벤자민 주키치(29)도 중국음식 애호가다. 주키치는 리즈와 달리 자장면보다 매콤한 깐풍기를 좋아한다. 주키치는 깐풍기를 먹을 때마다 "매워!매워!"라는 말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놓지 못한다.
올 시즌 한국무대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둘 다 10승을 돌파한 리즈와 주키치.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식 음식이 된 두 중국음식의 도움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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