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극‘애정만만세’가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국면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안방극장 인기몰이에 나섰다.
10%대 초반에 머물던 '애정만만세'는 지난주 방송에서는 18%대로 올라서며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동시간대 경쟁작 SBS '여인의 향기'가 종영한 덕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시청자들을 끄는 매력이 있다.

남편의 바람으로 숙명처럼 이혼을 한 엄마와 똑같이 이혼을 겪고, 절망 속에서 새사랑을 엮어가지만 그 와중에 야비한 전남편과의 갈등 속에 분노하는 딸 재미(이보영분). 그리고 이미 가정을 꾸린 전남편 형도(천호진분)와의 우연한 재회 속에 잊었던 사랑을 찾아가는 엄마 정희(배종옥분)의 굴곡진 삶 역시 결코 녹록치 않아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만든다.
특히 극 초반부를 넘기면서 억척스럽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사랑을 찾아가려는 정희, 재미 두 모녀가 자신들의 온전한 삶을 가로막는 거친 주변 인물들과의 반목과 갈등 속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습은 극의 묘미를 한껏 살려내고 있다.
파렴치한 재미의 전남편 정수(진이한분)와 비밀스런 과거를 지닌 그의 새 여자 희수(한여름분)가 재미를 사이에 두고 일으키는 갈등과 대립은 갈수록 눈을 떼게 하지 못하는 드라마 갈등의 한축. 여기에 마치 시련속의 재미에게 보상이라도 하듯 그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훈남 동우(이태성분)의 매력이 버무려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애정만만세’에서 가장 폭넓은 공감을 사며 중장년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대목은 서로들 다시 손을 맞잡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또한번 절망할 수밖에 없는 정희와 형도의 애처로운 러브라인.
24일 방송되는 21회에서 정희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며 다자고짜 그녀를 찾아와 ‘내남편을 사랑하고 만나냐. 다시 만나면 가만 안두겠다’고 악다구니를 쓰는 형도의 처 주리(변정수분)한테 또한번 절망, 무너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희가 형도한테 전화로 ‘이젠 그만하자’며 ‘더 이상 비참해지기 싫어 그만두겠다’고 한맺힌 절규를 토해내는 장면은 다시한번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 태세다.
헤어졌다 중년의 나이에 다시 만나 이처럼 애틋한 사랑 앞에 아파하는 연기에 감전되듯 중장년 팬들이 빠져드는 데에는 관록파 배우 배종옥 천호진의 열연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
또 ‘애정만만세’의 갈등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장모 크리스탈박(김수미분)과 사위 형도의 오월동주같은 관계. 눈엣가시 같은 사위에 매번 어깃장을 놓는 장모의 닦달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전개돼 갈지 모를 극한의 대립과 갈등구조 속에서도 ‘애정만만세’가 따뜻함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가족의 사랑과 화해라는 기본틀 위에서 ‘내조의 황제’ 춘남(박인환분)을 비롯 ‘푼수이혼녀’ 정심(윤현숙분) ‘외로운 홀아비’ 남대문(안상태분) ‘4차원 능청소녀’ 남다름(김유빈분)등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코믹 캐릭터들이 극의 완충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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