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 완벽투, '맏형' 정현욱 조언 큰 힘 됐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9.24 11: 46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의 한 마디는 효과 만점이었다. 그리고 선배의 조언을 받아 들인 후배는 승리로 화답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현욱(34)과 정인욱(21). 투수 최고참 정현욱은 원정 경기에서 혼자 방을 쓸 수 있는 위치지만 류중일 감독의 지시로 정인욱과 룸메이트를 이루고 있다.
류 감독은 "정인욱이 성장하기 위해 훈련 태도를 바꿔야 한다. 좀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원정 경기 때 정현욱과 같은 방을 쓰게 하고 있는데 정현욱은 팀내 투수 가운데 최고참이지만 가장 열심히 한다. 방에서도 개인 훈련을 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선배의 행동 하나 하나를 배우며 에이스로 우뚝 서길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정현욱은 틈날때면 후배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느낀 부분에 대해 가감없이 전했다. 같은 방을 쓰다보니 자연스레 일어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 덕분일까. 정인욱은 23일 대구 넥센전서 7이닝 무실점(1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제압하며 6승째를 따냈다. 최고 148km의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은 일품이었다. 삼성은 선발 정인욱의 완벽투를 앞세워 넥센을 10-0으로 격파했다.
수훈 선수에 선정된 정인욱은 "경기 전에 정현욱 선배님께서 '중심을 높이 세워 던지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슬라이더의 각이 커진 느낌"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언론을 통해 선배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정현욱은 "그냥 뭐 있겠냐. 나는 이게 문제인 것 같다고 내 생각을 전해줬을 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지난달 사직 원정 경기 때부터 이야기했었다. 원정 경기 때 같은 방을 쓰니까 이야기 화제가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강팀이 되기 위해 관록과 패기의 조화는 필수 요건. 이런 맥락에서 삼성은 강팀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정현욱과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가 될 재목인 정인욱을 품에 안은 사자 군단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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