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동점주자' 김준호, "선수단 격려에 감동"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24 16: 44

"모든 선수들이 빠짐없이 문자를 주며 격려해줬다".
한화 외야수 김준호(27)에게 지난 23일 대전 두산전은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한화가 5-7로 추격한 9회말 2사 1·2루에서 카림 가르시아를 대신해 1루 대주자로 들어간 김준호는 후속 타자 이대수의 좌익선상 2루타때 1루에서 2~3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그만 넘어졌다. 홈까지 6~7m 남은 지점에서 넘어졌고 결국 홈에서 태그아웃당하고 말았다. 경기도 6-7 한화 패배로 끝났다.
전날의 충격이 가시기도전인 24일 대전구장. 롯데와 홈경기를 앞둔 김준호는 평소처럼 훈련에 여념없었다. 한대화 감독이 김준호에게 직접 샌드백치는 훈련을 가리키며 임팩트 순간 힘을 모으는 요령을 설명했다. 전날 2루타를 친 이대수도 웃으며 김준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김준호는 "(이)대수형 타구가 깊었지만 구장이 작기 때문에 홈에서 아슬아슬한 승부가 될것으로 봤다. 그런데 3루를 지나면서 그만 다리가 꼬여버렸다"며 "어깨 재활을 하고 2군에서 9경기를 뛰었다. 1루에서 홈으로 뛴 것이 올해 처음이었다"고 뼈아팠던 전날 순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의기 소침해있던 그를 감싸안았다. 김준호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격려 문자를 보내며 괜찮다고 힘을 줬다. 코치님들도 빨리 잊어버리라고 하셨다. 감독님께서도 웃으시면서 '거기서 왜 자빠졌나'고 말씀하셨다. 모두들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감동받았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효천고-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2차 9번 전체 67순위로 LG에 지명된 오른손 외야수 김준호는 2008년·2010년 1군 50경기에서 타율 2할4푼4리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지난 5월20일 LG에서 웨이버공시된 뒤 전년도 최하위 한화의 부름을 받아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깨 재활을 마친 8월 중순부터 2군 경기에 투입된 김준호는 지난 17일 문학 SK전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는 "한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모든 선수단이 세심하게 배려를 해주시고 있다"며 "어깨가 아픈 나를 이렇게 받아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팀이다. 그런데 나 때문에 6위가 걸린 중요한 경기를 져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나 때문에 진 경기가 있으니 언젠가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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