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는 가수 비가 입대 전 마지막 전국 투어 '더 베스트 쇼'를 개최하고 1만여명의 팬들과 뜨거운 시간을 가졌다.
비는 24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시간여에 걸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아쉬움을 달랬다. 기존 꽉 짜인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을 펼쳐오던 그는 이날 공연에선 팬들에게 보다 더 친근하게 말을 걸고 관객 한명 한명이 제대로 즐기고 있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물론 건장한 몸과 날쌘 동작, 강렬한 카리스마는 그대로였다. 자신의 히트곡으로만 26곡의 무대를 꾸민 그는 중간 중간 자신의 탄탄한 몸과 섹시함을 과시하며 객석을 메운 여성 관객들로부터 높은 환호를 받았다.
오프닝 곡은 '힙송'이었다. 불꽃 튀는 구조물 위에서 위엄있게 등장한 그는 '터치 야', '유' 등으로 분위기를 달구고, '내가 누웠던 침대', '태양을 피하는 방법' 등을 연이어 부르며 모든 관객들이 기립케 만들었다.

비는 공연 도중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관객들에게 힘을 북돋워주기도 했다. 그는 "데뷔 후 10년이 흘러갔다. 빠르면 빠른 시간인데,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옆 차선이 빨리 달리고 내 차선이 막힐 때가 있지 않나. 그러다 또 내 선이 빨라진다. 여러분은 지금 잠깐 차가 막힐 뿐 언젠가 고속도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좌절과 힘든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왜 이럴까 보다는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길까 그런 생각을 했다 열 여섯살 이후로 잠시 2년동안 열 여덟까지 나는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을 했다. 열 여덟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그래 앞으로 무슨 좋은 일이생길까 했다. 10년 후 이 자리에 섰다. 좋은 일이 생겼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여러분은 잠깐 차가 막혀있거나, 잠깐 달리는 것이다. 톨게이트는 멀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전적인 곡 '마이 웨이'를 불렀고, 객석은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비 특유의 퍼포먼스가 빛난 후반부였다. 그는 '레이니즘', '나쁜 남자', '잇츠 레이닝', '안녕이란 말 대신' 등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며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난'의 무대에서는 비가 공연때마다 선보여온 '물쇼'도 재현됐다. 노래 도중 하늘에서 물이 쏟아져 비가 흠뻑 젖고, 결국 상체를 탈의하자 공연장은 팬들의 환호성으로 크게 흔들렸다. 앙콜 무대로 마련된 파티 타임에서는 비가 무대를 이탈해 객석 가까이 다가가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일본 팬들도 다수 포함된 관객들은 비의 손짓 하나하나에도 환호를 크게 내질렀다. 비와의 친분으로 공연장을 찾은 CJ 이미경 부회장을 비롯해, 후배 가수 엠블랙 등도 공연을 즐겼다.

이날 공연은 지난 8월부터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대전을 잇는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는 25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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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