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분석으로 경기에 임한 '독수리' 최용수 감독대행이 동기생 '유비' 유상철 감독과 첫 대결서 승리했다.
FC 서울은 24일 K리그 26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얀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이날 대결은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과 유상철 대전 감독의 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 축구의 중심에 있었던 두 지도자의 실제 나이는 같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최 대행과 유 감독은 1994년 데뷔 시즌 신인왕을 다퉜다. LG(현 FC서울)에 입단한 최 감독대행은 35경기에 나와 10골 7도움을 올렸고 현대(현 울산)에서 데뷔한 유 감독도 26경기에 나와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신인왕은 최 대행이 따냈다.

최용수 대행과 유상철 감독은 2001년 일본 J리그에 함께 진출했다. 또 2006년 친정팀으로 돌아와 은퇴했다. 경기를 앞두고 최용수 대행은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대전에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유상철 감독도 "우리가 전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 이유는 없다"면서 강한 승부근성을 나타냈다.
선수 시절 맞대결 성적은 유 감독이 4승3무2패로 앞선다. 유 감독은 최 감독대행이 뛴 LG를 상대로 3골을 기록했다. 최 감독대행은 득점 없이 도움만 2개 올렸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최용수 대행이 먼저 웃었다. 경기 직전 승리의 의지를 불태운 최 대행은 "대전 수비 실책을 유발해 승리하겠다"면서 구제척인 경기 운영 방법을 내놓았다.
오는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알 이티하드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용수 대행은 주전들을 대거 투입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최 대행의 의지가 그대로 나타났다.
지도자로서 대결은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를 펼치기 위한 대결은 K리그의 새로운 재미로 떠오르게 됐다. 선수로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성공하는 최용수 대행과 유상철 감독의 모습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깊숙히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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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인턴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