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야왕바 안 먹는다고 했는데…".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롯데는 잔여 경기 5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이 중에서 4경기를 한화와 맞붙는다. 25일 대전 한화전에 이어 내달 3~5일 사직구장에서 시즌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올해 한화를 상대로 8승6패1무로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부담스런 상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은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류현진은 28일 대전 LG전을 올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일로 정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류현진을 피하게 된 것이 다행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류현진이 LG전에 나올 줄 알았다. LG에게만 승리가 없더라"며 "어차피 우리팀을 상대로 나와도 상관은 없다. 올해 우리가 류현진한테 3승1패로 강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해 롯데를 상대로 4경기에 나와 1승3패 평균자책점 8.59로 부진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2일 사직 롯데전에서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6월10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데뷔 후 가장 적은 2이닝을 소화하며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2일 대전 롯데전에서 깜짝 구원등판했으나 무너졌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구원패. 이날 경기전 류현진의 등판여부를 놓고 양 감독이 '동갑내기' 한대화 감독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시늉도 했지만, 한 감독은 류현진을 승부처에 투입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양 감독은 그때를 떠올리며 "그래서 야왕바 안먹는다고 했잖아"라며 껄껄 웃었다. '야왕바'는 한 감독의 별명을 본따 만든 아이스크림.
하지만 한화로서는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마당에 두 달간 부상으로 고생한 에이스 류현진을 크게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 한 감독도 "류현진의 몸상태를 보고 롯데와 마지막 3연전에 불펜등판도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굳이 무리할 생각은 없다. 이미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2위 싸움이 판가름나는 여유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양승호 감독은 "류현진이 우리한테 선발로 안 나오는 건 고마운 일"이라며 "중간으로 나온다 해도 선발로 나올 때와는 무게가 다르다. 타자들이 느끼게 될 중압감이 다르다. 우리 팀에서 손아섭이 선발 라인업에 있는 것과 빠진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로서는 류현진의 등판과 관계없이 하루빨리 2위 자리를 확정짓는게 최상의 시나리오. 굳이 2위 싸움판에 류현진을 밀어넣고 싶지 않은 한화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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