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PS진출 실패' LG, 올해도 희망고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25 07: 44

과거 한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희망고문 알아? 희망을 주는 상대한테는 고문이 되는 거"라는 대사를 남기며 '희망고문'이란 말이 소개됐다.
LG 트윈스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올해도 희망고문을 이어갔다. LG는 올 시즌 초반 분명 희망으로 시작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출발한 LG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30승을 돌파하는 등 선전했다. 지난 4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1997년 7월 16일 잠실 한화전 이후 무려 5016일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팀 성적이 급격히 추락하며 24일 잠실 SK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LG는 57승1무66패가 되면서 4강 진출 좌절이 확정됐다. 남은 9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4위 KIA를 역전시킬 수 없는 수치다. 희망이 고문으로 바뀐 순간이다.

사실 LG는 올 시즌 희망과 기대가 컸다. 부임 2년째를 맞은 박종훈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남해, 진주를 시작으로 11월 미국 플로리다까지 건너가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따뜻한 기후인 미국까지 건너간 특별훈련이었다.
12월 중순 귀국한 LG는 별다른 휴식 없이 한국에서 몸을 만들다 지난 1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스프링캠프지인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로 출발했다. 캠프지에서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올 시즌 만큼은 4강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덕분이었을까. LG는 시즌 초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6월 중순까지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좋은 성적에 팬들은 'LG 4강'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LG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시작으로 우익수 이진영, 중견수 이대형, 1루수 이택근, 유격수 박경수까지 줄부상이 이어졌다. 관리 여부를 떠나서 경기 중에 다쳤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타선이 약해지자 마운드에도 영향이 있었다. 박현준, 벤자민 주키치, 그리고 레다메스 리즈 위주로 돌아가던 선발진도 이 시점에서 체력적 어려움을 겪었다. 투타에서 무너진 밸런스는 주루와 수비에게까지도 영향을 끼쳤다.
믈론 성적으로 모든 것을 가늠할 수 없다. 가끔은 패해도 다음 경기를 위한 '일보후퇴'라는 마음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LG는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9년 동안 희망과 고문을 반복하고 있다.
과연 LG가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더이상 고문이 아닌 희망을 써야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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