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다승왕 경쟁? 난 욕심 없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5 07: 45

"올해 나만 잘 풀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미안하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다승왕 경쟁에 대해서도 욕심이 없다".
 
남은 두 번의 등판 결과가 좋다면 공동 다승왕도 가능한 시점. 그러나 선수는 욕심없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는 어느새 마인드도 '에이스'의 그것과 같았다.

 
김선우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5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15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8(25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선우는 국내무대 4시즌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
 
다승 부문은 1위 윤석민(KIA)에 이어 2위고 평균자책점도 3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김선우.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 결정된 팀이 시즌 종료까지 1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김선우는 앞으로 두 번의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윤석민이 더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김선우가 잔여 등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17승으로 공동 다승 1위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데뷔 후 첫 타이틀을 노릴 만도 했으나 김선우는 동료들을 먼저 돌아보았다.
 
"욕심없다. 올해 나만 등판 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서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서 다승왕 이야기가 나오는 게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더욱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사실 김선우도 시즌 중반 운이 없던 편이었다. 5월 30이닝 비자책 기록을 세우는 등 월간 평균자책점 1.29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그도 2승 2패로 승운이 없었다. 당시 그는 "승패는 그저 운일 뿐이다. 그저 내가 선발로 제 몫을 하고 있다는 것만 고무적일 뿐 승리가 따르지 않는 데 서운한 것은 없다"라고 했으나 팀 순위가 계속 하락했던 만큼 심경이 편치만은 않았다.
 
9월 들어서는 잘 던지던 김상현이 어깨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는 등 자신을 제외한 선발-계투 동료들의 승운도 크게 따르는 편이 아니었다. 타자들도 크고 작은 잔부상을 겪으며 페이스가 좋은 편이 아니다. 함께 동고동락하는 선수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선우인만큼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 그의 현재 심정이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먼저 이야기한 김선우는 그 와중에도 자신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2011시즌은 선수단에 찾아온 시련의 시점이었으나 그 고개를 넘어가며 선수들이 서로 아껴주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광주로 이동하면서 다들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진정 마음으로 축하해준다는 것이 느껴져서 내가 더욱 감격했다".
 
김선우의 15승 중 7번의 결승타를 이끈 팀 맏형 김동주도 "(김)선우가 올해 쐿복이 있나보다"라며 웃었으나 "시즌 중반 승리가 필요할 때 도와주지 못했던 경기도 있었다. 그래서 그게 미안해서라도 경기 마다 최대한 잘 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다른 동료들도 최근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닌 김선우의 분투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비추며 다승왕에 대한 욕심을 접은 김선우. 그리고 에이스의 시즌 15승을 마음으로 축하한 선수들. 팀 안팎으로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지 못한 두산이지만 그들은 정신적 유대감을 통해 내일의 도약을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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