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연예계가 톱스타들의 거액 세금 추징 등으로 연일 들썩거리고 있다. 일반 서민의 1년벌이를 1~2주일에 후다닥 챙기는 준재벌급 연예인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에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중이다.
물론 동정론도 만만찮다. '고의적인 탈세'가 아니었음에도 잠정 은퇴나 프로그램 하차 등을 발표하는 그들에 대해 '거짓말과 위장전입 등 위법을 밥먹듯 하는 소수의 위선적인 정치인들은 그냥 그냥 넘어가는 현실과 비교할 때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는 대중의 선한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특성상 이들에게만 너무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논란을 악플러들의 비쭐어진 심사 탓으로 몰아가는 듯한 여론몰이 경향까지 눈에 띈다.

또 연예계의 경비 지출 시스템을 국세청이 잘 몰라서 벌어진 일이라는 해명이 나오지만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 한 구석은 마뜩찮은 게 사실이다.
물론 이번 일부 톱스타의 세금 추징은 관련기관에서도 추가 고발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없다고 밝히는 등 고의적 탈세는 아닌 게 분명해 보인다. 도박으로 수 십억원씩의 거액을 탕진한 톱스타들이 검찰에 불려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케이스인 것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건 '누구 빠진 TV를 무슨 재미로 보냐'는 지지 여론보다 '그동안 쌓은 선행을 봐서라도 잠깐으 실수는 눈감아줄수 있지 않겠냐'는 호소를 볼수 없다는 점이다. 평소에 기부와 자선에 조금만 신경썼다라면 지금같은 상황에서 과연 어땠을까.
자신의 출연료 일부를 떼어서 사회 봉사에 쓰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활동이 부쩍 늘고 있는 게 요즘 연예계다. 김장훈처럼 자신은 월세 아파트에 사면서 엄청난 거금을 다 기부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톱스타들의 자선과 기부는 할리우드의 그것과 비교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캄보디아, 이디오피아 출신의 두 아이를 입양한 안젤리나 졸리는 얼마전 자신의 수입 가운데 3분의 1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제3세계 출신의 아이들도 계속 입양할 계획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와중에 30일 300만 달러의 기부금까지 내놓았다.
역시 두 아이를 입양한 니콜 키드먼은 결혼전에 시드니 인근의 한 아동병원을 위문 방문했고, 하객들에게 ‘축의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해달라’고 알렸다. 키드먼의 숨겨진 자선 사업과 기부금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자산가로 알려진 홍콩의 액션스타 성룡도 1988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을 세웠다.
키드먼은 신혼여행 하룻밤 숙박료로 1500만원을 썼고, 케이지는 바하마 군도의 조그만 섬을 사들였다. 안젤리나 졸리는 출산 전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최고급 휴양지 호텔을 통째로 빌렸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의 수입에서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사치한다’는 비난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연예계에도 하루빨리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보여줄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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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아내는 요술쟁이'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