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19, LG 트윈스)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무려 167개나 됐다.
임찬규는 전날(24일) SK전에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1타자를 맞아 50개를 던졌기에 불펜 피칭 투수구가 예상보다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임찬규는 시즌 중에도 종종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그러나 투구수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면 임찬규가 167개 불펜 투구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크게 보면 2가지다.

▲임찬규, 흔들린 제구력을 잡아라
이날 임찬규의 원래 계획한 불펜 피칭 투구수는 100개였으나 최근 등판에서 제구가 많이 흔들려 연습을 통해 투구 감각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보통 8개 구단 모두 실시하는 훈련이다.
실제로 임찬규는 24일 SK전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했다. 아웃카운트를 모두 잡았다면 4타자면 되지만 무려 3배에 가까운 투구였다. 투구수 5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8개 밖에 되지 않았다. 사사구도 3개나 됐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만 놓고 보면 56%밖에 되지 않는다. 둘 중 하나는 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만이 문제는 아니다. 보통 투수는 제구 자체가 몸쪽과 바깥쪽, 더불어 포수와 사인을 교환한 곳에 던져야 한다. 그러나 임찬규의 최근 등판 경기를 보면 사사구 비율 뿐 아니라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계훈 투수 코치 역시 "오늘 불펜 투구를 많이 한 이유는 최근 경기에서 볼이 많았다. 투수는 공을 던지면서 투구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계획했던 것보다 많이 던지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임찬규
임찬규는 현재 팀에서 전천후 스윙맨을 맡고 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질 경우 2,3회에 나가 3이닝 정도를 소화해야 할 때도 있고, 팀이 리드하고 있을 경우 7,8회에 나와 셋업맨 역할을 한다.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항상 대기 상태다.
이 때문에 임찬규가 제구력에서 애를 먹고 있다고 해도 급격히 투구수를 늘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LG로서는 오늘 SK와 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임찬규를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면서까지 임찬규에게 167개를 던지게 한 것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임찬규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주려고 하는 계산이 크다.
실제로 박종훈 감독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임찬규의 선발 등판 가능성을 내비쳤고, 최계훈 투수 코치 역시 임찬규의 선발 등판 가능성을 암시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프로 데뷔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부터 25일 현재 63경기에 등판해 73⅔이닝 동안 9승4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 중이다. 배영섭과 함께 신인왕 경쟁을 하고 있다. 어쩌면 임찬규에서 선발 등판은 10승과 더불어 신인왕으로서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흥미로운 사실은 임찬규가 불펜 피칭을 할 때 최계훈 투수 코치 뿐 아니라 김진철 운영팀장도 함께 지켜봤다는 점이다. 보통 불펜피칭 때는 투수 코치만 함께 한다. 일상적인 불펜 피칭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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