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투수전. 그 백미는 삼진쇼였다.
한화-롯데의 시즌 16차전이 열린 25일 대전구장. 3-3 동점이 된 5회 이후부터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롯데는 필승조 강영식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고, 한화는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를 8회 동점 상황에서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양 팀 모두 2위와 5위를 위해서는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이 위력을 발산했다.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서 이용훈에 이어 5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강영식은 좌타자 강동우-한상훈을 연속해서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상훈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12초룰 경고조치도 받았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스트라이크존에 꽉 차는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급기야 7회에는 3타자를 모두 삼진 요리했다. 오른손 대타 오재필을 150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강영식은 4번타자 최진행마저 126km 각도 큰 커브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이어 옛 동료 카림 가르시아마저 바깥쪽 떨어지는 137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6회부터 7회까지 5타자 연속 탈삼진쇼.
7회 첫 타자 고동진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1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올 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 역대 강영식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삼성 시절인 지난 2002년 5월10일 잠실 LG전에서 기록한 8개. 롯데 이적 후에는 2008년 2차례 5개 탈삼진을 잡은 후 3년 만에 기록한 5탈삼진 경기였다.
이에 맞서 한화에서는 마무리 투수 바티스타가 삼진으로 맞대응했다. 8회부터 등판한 바티스타는 내야안타, 사구,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맞는 상황에서도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전준우-김주찬-홍성흔이 삼진의 제물이 됐다. 전광판 기준 최고 156km 광속구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9회에도 2사 후 황재균에게 1~2구 모두 영접이 잡히지 않는 볼을 던졌으나 결국 마지막 154km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잡았다. 연장 10회에도 전준우를 151km 직구, 이승화를 132km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1회에도 이대호를 150km 직구로 스탠딩 삼진, 홍성흔을 152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바티스타는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을 154km 직구로 3구 삼진 요리했다.
사사구 남발로 두 차례나 만루 위기를 맞는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탈삼진으로 마무리하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과거 구대성을 연상시키는 간담을 서늘케 하는 삼진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4이닝 79구 2피안타 3볼넷 1사구 9탈삼진 무실점. 지난달 26일 대전 LG전에서 4이닝 동안 65개 공을 던지며 기록한 탈삼진 6개를 능가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와 탈삼진 기록이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도 바티스타였다. 연장 11회말 이양기의 끝내기 안타로 팀이 승리하며 바티스타는 구원승을 챙겼다. 시즌 3승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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