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를 데려 오고 싶은데…".
오래 전부터 그를 눈여겨 봤던 것 같았다. 지난 1월 일본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만난 오릭스 구단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이 관계자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하는 이대호(29, 롯데)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등 이대호가 국제 무대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모습 뿐만 아니라 사상 첫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달성 등 국내 성적도 훤히 알고 있었다. 심지어는 지난해 겨울 연봉 조정 신청에서 패한 소식도 언급했다. 그만큼 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개막전에서 만났던 <데일리스포츠>의 요지 히데키 기자는 "이대호가 일본 무대에 진출한다면 타율 2할8푼 20홈런 80타점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미우리, 한신, 주니치 등 주요 구단을 담당하며 20년 가까이 야구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이대호가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그의 활약을 예상했다.
25일 <스포츠호치>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오릭스가 이대호의 영입 조사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했다.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구상 중인 오릭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오릭스는 이대호를 영입해 올 시즌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을 비롯해 T-오카다, 아롬 발디리스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이대호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 2004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승엽은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의 쿼터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퍼시픽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시행돼 포지션 중복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이대호와 이승엽이 서로 기댈 수 있다는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 하다.
가장 중요한 건 이대호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이대호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첫 번째 목표"라며 국내 무대 잔류 의사를 수 차례 내비쳤다. 롯데 구단 역시 간판 타자인 이대호를 반드시 잡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이대호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듯 하다. 이대호를 차지하기 위한 한일 구단의 '쩐의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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