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객석이 갑작스레 어수선해졌다. 웅성거리는 듯싶더니 곧 아레나 전체가 폭발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팬들의 함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증폭됐다. 저 멀리 씨엔블루 멤버들이 등장하자 깜짝 놀랄 만큼 엄청난 호응을 보였다.
공연 시간 총 150분. 그동안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선 한 편의 영화 같은 콘서트 무대가 이어졌다. 멤버들은 강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재주를 부렸다. 그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간접적으로 느껴질 정도. 마지막 인디즈 앨범 ‘392’ 발매를 기념하기 위한 ‘씨엔블루 세컨드 앨범 릴리즈 라이브 392(2nd Album Release Live 392)’는 그렇게 시작됐다.

씨엔블루는 메이저 데뷔를 앞두고 가진 이번 대규모 단독 콘서트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보여줬다. 록 느낌이 가미된 곡부터 그루브한 리듬의 음악, 달콤한 보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노래 등 보다 다채로운 공연 구성에 초점을 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에서 이들이 부른 노래는 앵콜 공연까지 포함해 총 25곡. 중간 중간 팬들과 토크 시간을 가진 것을 제외하면 거의 쉼 없이 연주 및 노래를 이어갔다.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밴드가 자신들이 발표한 곡만으로 단독 콘서트를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그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덕분이다. 꾸준한 앨범 발매 및 공연 등으로 실력을 쌓았던 것도 한 몫 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리드 싱어 정용화 외에도 기타 및 서브 보컬 이종현이 자신의 노래 실력을 보여줄 만한 곡이 다수 포함돼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종현은 ‘The Way part3: Eclipse’에서 도입 부분 솔로를 맡는 등 돋보이는 목소리 톤을 활용해 감미로운 곡을 완성했다.
물론 정용화 또한 씨엔블루의 대표곡 ‘외톨이야’, ‘직감’, ‘러브(Love)’ 등을 완벽하게 소화, 라이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더욱이 ‘Don't Say Goodbye’를 부르던 중 고음을 내지르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끼칠 만큼 멋진 보컬을 들려줬다. 공연을 준비하며 한 단계 성숙해진 듯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어 및 영어 가사로 된 노래들이 25곡 중 10곡에 달할 정도였지만 현지 팬들은 곧잘 따라했다. ‘러브 걸(Love Girl)’의 경우, 리더 정용화의 박수 유도에 팬들 전체가 후렴구를 불러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Try Again, Smile Again’ 역시 관객들이 후렴 부분을 따라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었다.
더불어 씨엔블루는 콘서트를 통해 이번 인디즈 앨범 ‘392’에 수록된 신곡 ‘Man in front of the Mirror’, ‘Illusion’, ‘Coward’와 메이저 데뷔 앨범 타이틀 곡 ‘In My Head’를 공개했다. 이중 인디즈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모두 정용화와 이종현이 직접 작곡한 곡이다.
이달 10일 요코하마 콘서트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씨엔블루 세컨드 앨범 릴리즈 라이브 392’. 한 단계 발전한 씨엔블루 멤버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공연이자 또 다른 유형의 일본 데뷔 성공 사례를 보여준 이번 콘서트가 이들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지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씨엔블루는 오는 10월 19일 일본에서 싱글 앨범 ‘인 마이 헤드(In my head)’를 발표하고 메이저 시장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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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NC 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