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다.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한국 국적의 이 밴드는 지난 2009년 6월 고향을 떠나 일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 달간 소규모 라이브 하우스 및 현지 거리 공연장 등에서 악기를 연주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인디즈 앨범을 내고도 수많은 클럽 공연에 나섰다. 이러한 공연 방식은 지난해 한국에서 정식 데뷔할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오는 10월 오랜 노력이 결실을 본다. 일본 유명 음반사 워너뮤직 재팬과 계약을 체결, 일본 가요계에 메이저 데뷔하게 된 것이다.

‘인디즈 데뷔 후 메이저 진출’이라는 독특한 데뷔 형태를 보이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4인조 남성 밴드 씨엔블루.
소녀시대, 카라 등 수많은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에서 K-Pop 열풍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일본 팬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공법 대신 돌아가는 방식을 고수한 것. 실력이 계속 늘고 있는 덕분인지 이들에 대한 현지 팬들의 반응은 갈수록 폭발적이 돼간다. 일본 가요계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씨엔블루는 지난 25일 저녁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씨엔블루 세컨드 앨범 릴리즈 라이브 392(2nd Album Release Live 392)’를 개최했다. 밴드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준 성공적인 무대였다.
이들은 콘서트 내내 강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재주를 부렸다. 그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간접적으로 느껴질 정도. 또 록 느낌이 가미된 곡부터 그루브한 리듬의 음악, 달콤한 보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노래 등 보다 다채로운 공연 구성에 초점을 둬 볼거리를 강화했다.
이번 라이브 콘서트는 오는 10월 19일 워너뮤직 재팬을 통해 메이저 데뷔를 앞둔 씨엔블루의 인디즈 마지막 공연이다. 이달 중순 일본 현지에서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매진되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콘서트장 인근 호텔들이 씨엔블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만실을 이루는 등 기현상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더욱 이례적인 사실은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그룹임에도 불구, 만 오천 석 규모의 아레나를 공연장으로 선택했다는 점. 단 한 번도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았던 인디즈 밴드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현지 팬들의 엄청난 반응 덕분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씨엔블루는 티켓 오픈 몇 시간 만에 전 좌석 티켓을 완판 시켰을 만큼 티켓 파워가 상당하다.
더불어 이들은 앞서 가졌던 일본 전국투어 콘서트, 원맨 라이브 등도 전회 매진시킨 바 있다. 최근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392’까지 포함, 총 6개의 음반과 3개의 DVD를 내놔 오리콘 인디즈 차트 1위에 수차례 올리는 등 선전했다.
특히 ‘392’의 경우 일본의 유명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 등과 겨뤄 오리콘 인디즈 차트 1위, 오리콘 앨범 차트 3위 등에 랭크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디어에 노출된 적 없는 인디즈 그룹임에도 불구, 스타성과 함께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팬들의 마음을 잡았다. 메이저 데뷔 후 씨엔블루가 보여줄 활약들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씨엔블루는 오는 10월 19일 일본에서 싱글 앨범 ‘인 마이 헤드(In my head)’를 발표하고 메이저 시장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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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NC 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