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위원, "김준호 이전 김우근이 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26 10: 36

"김준호를 보니 김우근이 생각나더라".
한화 외야수 김준호(27)는 최근 며칠간 뜻하지 않게 유명세를 탔다. 지난 23일 대전 두산전 9회말 2사 1·2루에서 동점 주자 임무를 맡고 1루 대주자 출장한 김준호는 그러나 이대수의 좌익선상 2루타 때 1루에서 3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그만 넘어지며 태그아웃됐다. 경기는 그대로 6-7 한화의 패배로 끝났고, 한동안 김준호는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5일 한화-롯데전 중계를 위해 대전구장을 찾은 하일성 KBS 해설위원도 김준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예전에도 그런 일이 한 번 있었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하 위원이 떠올린 추억의 이름은 바로 군산상고 건국대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을 거쳐 해태-삼미-청보-MBC에서 활약한 외야수 김우근이었다.

하 위원은 "예전 MBC에서 뛰던 김우근이 연장전에서 대주자로 나와 홈으로 달려오다 넘어진 적이 있었다. 그 경기에서 김우근이 넘어지는 바람에 MBC가 이기지 못했고 결국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그 시즌을 끝으로 김우근은 현역 은퇴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하 위원이 말한 경기는 1987년 9월 29일 인천 청보-MBC전이었다. 3-3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MBC의 2사 1·2루 찬스에서 김우근은 1루 주자 김용달과 교체돼 대주자로 나갔다. 후속 신언호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렸고 1·2루 주자들이 홈으로 질주했다. 2루 주자였던 박흥식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지만 1루 주자 김우근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다리가 꼬여 넘어졌다. 다리에 쥐가 난 것이다.
다시 일어나 몇 발자국 걸었지만 김우근은 이내 쓰러졌고 홈으로 엉금엉금 기었으나 공이 먼저 홈으로 들어온 뒤였다. 결국 태그아웃. 1점밖에 내지 못한 MBC는 연장 10회말 김용수가 김동기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바람에 4-4로 비겼고, 결국 해태와 후기리그 2위 싸움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하 위원은 "대주자로 나갈 가능성을 대비해 선수가 먼저 몸을 풀어야 한다. 감독과 코치가 일일이 나가라고 시키기에 앞서 선수 본인이 알아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경험있는 선수들은 알아서 대수비와 대주자를 준비한다. 그것이 바로 팀플레이다. 가만히 앉다 있다 나가면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주전이 아닌 선수라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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