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디자인ㆍ성능 등 초기품질 뛰어나
[데일리카/OSEN=하영선 기자] 언제부턴가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산차는 무조건 프리미엄급 고급차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디자인과 퍼포먼스가 부족함이 없더라도 일단은 유럽차나 일본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굳이 사대주의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져야 할 싯점이란 건 분명하다 하겠다.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준대형세단 K7 3.3 GDi를 두고하는 말이다. K7은 럭셔리카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렉서스(LEXUS) ES350과의 3자 비교 시승을 통해 품질의 우수성을 보여줬다.
▲ 밸런스 갖춘 디자인..트렌드 따르면서도 창의성 돋보여
K7의 스타일은 툭 드러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디자인 밸런스가 잘 갖춰졌다. 다이내믹하다. 호랑이 코를 형상화시킨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대치만큼 강렬한 맛은 없지만 창의성은 높다.
E300은 역동성이 강조된 화살 형태의 라인이 돋보인다. 우아한 맛도 살아있어 감각적이다. ES350은 현대적인 감각에 클래식한 디자인이 섞여있다는 평가다.
실내는 이들 3개 모델 모두가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K7은 계기판 클러스터 디자인과 정보표시 시스템이 실용적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대형의 실내등도 돋보이는 대목. E300은 대시보드 스타일이 경쟁모델에 비해 툭 드러나 꽉차보인다. 고급스러움과 아늑함이 배어있다. ES350은 최고급 우드와 가죽을 적용했다. 군데군데 크롬으로 액센트를 준 실내 분위기는 일본차 특유의 섬세함과 세련미를 더한다.
▲ 가속성, 주행성, 코너링 등 퍼포먼스 탁월..품질 경쟁력 갖춰
K7과 E300, ES350 등 3개 모델의 직접 비교 시승은 인천 영종도 일대 5.5km 거리에서 이뤄졌다. 같은 코스를 똑같이 3번씩 번갈아 주행하면서, 가속성과 승차감, 코너링 등을 살펴봤다. 먼저 소음 측정. 시동을 건후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ES350이 가장 조용했다. 시속 70km 전후에서는 K7이 83db로 정숙했다. ES350은 92db, E300은 93db를 나타냈다.
정지상태에서 풀액셀로 달렸을 때의 순발가속성 측면에서는 K7이 가장 빨랐으며, ES350과 E300이 뒤를 이었다. K7은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돼온 엔진사운드 역시 E300이나 ES350처럼 맛깔스러웠다. 참고로 K7의 최고출력은 294마력으로 ES350(277마력), E300(245마력)보다 높다. 최대토크는 K7과 ES350이 35.3kg.m인 반면 E300은 31.6kg.m를 발휘한다.
시속 60~70km 속도를 유지하는 코너링에서의 스티어링 휠 반응은 3개 모델 모두 뉴트럴에 가까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차체자세제어시스템과 ABS가 기본으로 적용된 때문이다. 날카로움에 있어서는 K7, E300, ES350 순을 나타냈다.
시속 150km 이상에서의 주행성가 안락한 승차감에서는 ES350이 편안함을 더했다. K7과 E300은 ES에 비해서는 좀 더 하드한 스타일이다. 고속주행에서 E300은 묵직한 맛을 제공한다.
시속 100km 이상에서의 주행중 갑작스런 제동에서는 K7과 E350이 날카로웠던 반면 ES350은 느슨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다.
▲ K7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기아차 K7은 유럽을 대표하는 벤츠 E300과 일본을 대표하는 ES350과의 이번 직접 비교시승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K7은 차량의 기본적인 주행성과 가속성, 코너링, 제동력 등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편의사양 측면에서는 E300이나 ES350에 비해 월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7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건 브랜드 이미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벤츠와 렉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려진 반면, 기아차는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K7의 높아진 품질력에 걸맞게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싯점이다.
한편, K7 3.3 GDi의 국내 판매 가격은 4070만원 이며, 벤츠 E300은 6870만~8180만원, 렉서스 ES350은 5550만~5990만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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