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수비수를 계속 기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조광래(57)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꺼낸 얘기다. 이날 조광래 감독은 오는 10월 11일 열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 소집 명단(24인)을 발표하며 수비진의 변화를 천명했다. 공격수의 포지션 이동보다는 전문 수비수를 중용하겠다는 것.
그 동안 조광래 감독은 측면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전문 수비수보다는 공격수를 선호했다. 일본 J리그에서 화끈한 득점력으로 호평받고 있는 조영철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 김재성 등을 풀백으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은퇴한 이영표의 대안으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홍철을 발탁한 것도 마찬가지다.

조광래 감독의 시도는 측면 공격의 극대화로 이뤄졌고, 만화축구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술이 제 색깔을 낼 수 있는 원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경기가 잘 풀리는 날에는 장점만 돋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수비에서 큰 허점을 노출했다.
삿포로 참사로 영원히 기억될 지난 8월 75번째 한일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조광래호는 왼쪽 수비수가 잇달아 부상으로 쓰러지는 악재와 함께 수비 경험의 부족이 겹치면서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6일 쿠웨이트와 3차 예선 2차전도 문제였다. 측면 수비가 뚫리면서 시종일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내용은 완패였다.
조광래 감독도 이런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오른쪽 수비 요원으로 새롭게 최효진을 선발한 것이 그 증거. 여전히 주전경쟁에서는 차두리가 우위를 점하겠지만, 그 대안도 확실하게 마련한 셈이다.
이에 대해 조광래 감독은 "전문 수비수를 계속 기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왼쪽에는 김영권과 홍철을 배치했고, 오른쪽도 같은 방향으로 갈 생각이다. 최효진은 상무에 가면서 경기력이 떨어졌는데, 최근 좋은 컨디션을 찾았다. 안정을 찾았으니 좋은 장점을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광래호는 오는 10월 4일 파주 NFC에서 첫 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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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광래 감독이 지난 25일 탄천종합운동장서 벌어진 성남-전남전을 홍철과 함께 지켜보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