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막내 성훈이 자신의 목소리로 앨범 하나를 빼곡히 채웠다.
약 4년부터 하나씩 썼던 작품들이 17개 트랙들로 모여 하나의 앨범으로 완성됐다. 지난 22일 발표된 첫 솔로 앨범 '릴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Lyrics within my story)'는 다양한 장르 속에 성훈의 보컬이 가진 매력을 고루 담아냈다. 나얼, 정엽, 영준과 함께 브라운아이드소울로 음악팬들을 만났던 성훈이 자신의 색깔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무려 17곡. 요즘 보기 힘든 앨범 곡수에 대해 성훈은 "안그래도 2집은 어떻게 하려고 하냐는 말을 듣는다"라며 "개인적인 소망은 여유되시는 분들은 계속 앨범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음악이라는 게 음원 하나로도 매력이 있지만 앨범 자체가 영화 스크랩처럼 기승전결 스토리로 응집력을 갖는다. 나 역시 그런 것을 좋아하고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앨범주의자. '앨범'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성훈은 앨범 하나를 통해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타이틀곡 '메리 미(Marry me)'를 만든 지는 약 2년이 됐다. 누구한테 들려주기 위해 쓴 곡이냐는 질문에 "(특별한)누구한테 들려주고 싶다"라며 웃어보였다.
"작년에 처음으로 미국 여행을 갔어요. LA랑 라스베이거스 등을 다녔는데, 항상 오선지를 갖고 다녔죠. 그 때는 저렴하게 여행하려고 하던 때라 트랜스퍼를 기다리면서 곡을 쓰기 시작했죠. 공항에서 오선지를 펼쳤는데 멜로디가 막 생각나더라고요. 앉은 자리에서 '메리 미', '페일 투 러브', '기억해줘'를 썼어요. 신기하게 나오더라고요. '메리 미'. 사랑하는 이에게 프러포즈하는 남자의 마음이 달콤하게 전해진다. 80년생. 결혼을 생각할 시기다. 이에 대해 성훈은 "순리대로 형님들 다 보낸 다음에.."라고 말했다. 현재 멤버들 중 공식적으로 여자친구가 있는 멤버는 나얼 한 명이다.

"현재 솔로에요. 형들이 소개팅도 많이 해주려고 하는데 되게 웃긴 게 제가 일이랑 사랑이랑 동시에 못 하는 타입이더라고요. 이번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 주위 여자분들도 있었는데 모두 '딜레이', '킵해 달라'고 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신 여자친구가 생기면 여자친구에게 전부 '올인'하겠다고. 든든한 다른 3명의 멤버들과 함께 작업할 때는 몰랐던 어려움을 솔로 앨범을 작업하면서 맞닥뜨렸다.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팀의 막내고 형들이랑 항상 의견 조율을 하면서 앨범을 만들었는데 프로듀서가 돼서 직접 다 선택해야 하고 책임을 지고 녹음을 하려니 '내가 과연 잘 부르고 있나' 의구심도 들더라고요. 그런 점이 힘들어서 녹음을 하면 형들한테 바로 달려갔어요. 형들이 디렉도 봐 주고 그렇게 솔로 앨범 작업을 하면서 형들이랑 연대감이 더 탄탄해졌어요. 정말 전 복 많이 받은 그룹의 멤버에요."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들에 대해서는 "10년이 넘으니 가족 이상"이라고 표현했다. 성훈은 "형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실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나얼 형은 재킷 디자인을 해 주시고, 영준 형은 수록곡 '그와 그녀' 가사를 써 주시고, 정엽 형은 뮤직비디오 찍는데 전 스태프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셨어요. 어찌나 고마운지.."라며 멤버들에 대한 자랑과 감사의 마음을 늘어놓았다. 이번 앨범 커버는 분위기와 얼굴 선, 표정 등이 정엽과 흡사해보인다. 정엽과 닮게 나왔다는 말에 "형이 싫어한다"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엽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성훈은 이런 정엽에 대해 "정엽 형을 보면 부럽다. 달변가이고 개그도 고급스럽다. 그런 점들이 되게 멋있고, 보고 배우고 싶다"라고 평했다. 이번 솔로 앨범의 목표에 대해 그는 "목표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예전에는 목표를 정해놓고 올인하고 안되면 실망하고, 또 막상 이뤄도 허무하더라고요. 하지만 서른이 넘어가면서 '목표를 정해놓고 살자'가 아니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 이런 마음이에요. 제가 좀 은둔형이라 사람들 앞에 서거나 이런 걸 안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용기를 내기 힘들어도 적극적으로 방송을 하려는 마음이에요. 그렇기에 연습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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