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좌완' 나성범, 과연 전향할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7 07: 02

계약금 3억원의 대물 신인. 연세대 좌완 에이스로 4년 간 활약한 전도유망한 투수지만 감독은 내심 외야수로의 전향을 고려하고 있다. 신일고 하주석(한화)과 함께 가장 많은 신인 계약금을 받은 NC 다이노스 신인 좌완 나성범(22. 연세대 졸업예정)의 행보가 더욱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26일 자신을 2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NC와 계약금 3억원 연봉 2400만원에 사인했다. NC에 우선지명된 노성호(동국대), 이민호(부산고)를 제외하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내야수 하주석과 함께 신인 최고 계약금.

 
2라운드에서 지명되기는 했으나 이는 광주 진흥고 졸업 시절 LG에 2차 4순위 지명 전례로 인해 '고교 졸업 당시 지명된 선수는 1라운드 지명이 불가하다'라는 조항에 의한 것이다. 이미 2학년 시절부터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던 나성범의 네임밸류는 지명 순위와 상관없이 높은 계약금을 받기 충분했다.
 
최고 148km의 빠른 공을 자랑하는 나성범은 공이 긁히는 날에는 공략이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투구 밸런스 불안으로 인해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편이라는 것이 단점. 184cm 90kg으로 체구도 당당하다.
 
그러나 김경문 NC 초대감독이 나성범의 외야수 전향을 고려하고 있음은 눈여겨봐야 한다.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나성범에 대해 "일단 직접 봐야 알겠지만 투수보다는 타자로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당장의 좋은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젊고 가능성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팬 몰이를 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그 이후 전력 안정화를 통해 리그 다크호스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 출장이 많은 타자가 투수보다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나성범은 분명 NC의 스타가 될 수 있다".
 
고교 졸업 당시 나성범은 LG에 투수가 아닌 외야수로 호명된 바 있다. 당당한 체구를 지닌 데다 빠른 발과 강견을 갖추고 있어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호타준족으로 자라날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것. 타격 능력에 있어서도 나성범은 충분히 좋은 선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다.
 
다만 NC 구단이 나성범에게 지급한 계약금 기대치를 생각해봐야 한다. 예년에 비해 최근 대졸 야수들의 지명 순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지만 대졸 야수들의 계약금은 2억원을 넘지 못했다. 대개 8개 구단 대졸 야수 최대어의 계약금은 8000만원~1억원 사이에서 정해졌고 중앙대서 최고 포수로 입지를 쌓은 조윤준(LG 지명)도 계약금 2억원에 사인했다. NC가 나성범에게 건넨 3억원은 타자가 아닌 투수로서 뛰어왔던 기대치에 대한 계약금이다.
 
타자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나성범이지만 그는 대학 4년 간 거의 투수로 뛰어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투구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라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분명한 것이 투수 나성범이다. 우리는 신생팀이라 자주 경기에 비추는 스타가 필요하다. 타자 나성범은 우리가 원하는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라며 나성범의 타자 전향에 대한 바람을 거두지 못했다.
 
선수 본인은 "감독께서 언급해주신 데 대해 감사한다. 다만 타자 전향은 팀 훈련에 합류해 이야기를 듣고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투수로서만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신중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프로는 잠재력만이 아닌 실력으로 목소리를 높여야하는 시장. 좌완 투수로 3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나성범은 과연 프로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뛰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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