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 달린 차우찬의 '10승 도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7 07: 01

팀의 자력 우승 확정과 자신의 2년 연속 10승 뿐만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직행에 앞서 감독에게 좌완 선발로서 확실한 에이스로 돌아왔다는 자신감도 심어줘야 한다. '차바시아' 차우찬(24. 삼성 라이온즈)의 27일 잠실 두산전 등판에는 정말 많은 것이 내재되어 있다.
 
올 시즌 22경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3.64(26일 현재)를 기록 중인 차우찬은 지난 8월 팔꿈치 통증을 겪은 이후 자기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부상 복귀 후 3경기서 차우찬이 올린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6.32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4의 호성적으로 잠재력을 현실화했던 차우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에게 '1선발'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워낙 좋은 직구 구위를 지닌 데다 슬라이더를 원하는 곳에 꽂을 수 있게 되면서 수준급 좌완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
 
그러나 8월 팔꿈치 통증이 지나간 뒤 차우찬은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도 차우찬에 대해 "자기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1군 로테이션에 그대로 두면서 밸런스 기본부터 잡아나가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아직 차우찬은 팀 1선발의 기대치를 감독에게 심어주고 있다. 대다수 감독들은 자기 선수들의 가장 좋았을 때를 언제나 기억하게 마련이다. 단기전에서 우완 선발 일색보다 좌완 선발 투수가 가세하느냐에 따라 로테이션 균형이 주는 장점이 많기 때문에 류 감독이 차우찬에 대한 기대치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또 다른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류 감독이 스윙맨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삼성은 시즌 전적 75승 2무 47패로 매직넘버 1을 남기고 5년 만의 페넌트레이스 제패를 목전에 두었다. 안방에서의 헹가래 가능성은 사라졌으나 기왕이면 팀의 승리로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 쪽이 기분 상으로도 더 낫다. 기왕이면 차점자 SK의 패배보다 좌완 에이스의 호투에 이은 승리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짓고 싶은 것이 삼성의 속내.
 
그와 함께 차우찬도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오랜만에 삼성 좌완 선발로 금자탑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삼성 좌완 선발로 가장 최근 2년 연속 10승에 성공한 이는 지난 1993~1994년 도합 24승을 올린 김태한 투수코치였다. 17년 만의 팀 기록과 선수 본인의 자존심, 팀 한국시리즈 직행과 앞으로의 가능성. 적어도 네 개의 커다란 의미가 차우찬의 왼 어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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