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올해 잘하는 데에는 황재균의 3루 활약이 컸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현역 시절 골든글러브를 8차례나 수상한 최고 3루수 출신이다. 3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한 감독은 "올해 롯데가 잘하는 데에는 이대호가 1루로 이동한 것이 크다. 3루에 이대호가 있다면 수비가 많이 흔들렸을 것"이라며 "3루는 수비가 정말 중요하다. 3루 선상으로 빠지면 2루타 이상 장타가 되기 때문에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3루가 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년차 내야수 황재균(24)의 존재가치를 역설했다.
최근 몇 경기에서 수비에서 실책을 범했지만 한 시즌 내내 롯데 핫코너를 든든히 지켰다. 빠른 타구판단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 능력이 황재균 수비의 강점이다. 그러나 수비만으로 황재균의 가치를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롯데는 올해 8개 구단 최강 타선을 자랑하고 있다. 전준우-김주찬-손아섭-이대호-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는 상중위타선도 대단하지만 하위타선의 힘을 빼놓고는 최강 타선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 중심에 8번타자 황재균이 있다. 8번타자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전체 13위에 해당하는 65타점이 이를 증명한다.
황재균은 올해 113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11홈런 65타점 11도루로 활약 중이다. 그에게어떤 의미가 있을까. 황재균은 "작년에 손목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완전히 망쳤다. 한 해 반짝하고 마는 그런 선수가 될 수 있었는데 올해 그걸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2009년 타율 2할8푼4리 18홈런 30도루로 강정호와 함께 팀의 미래로 떠오른 황재균은 그러나 지난해 94경기에서 타율 2할2푼5리 6홈런 18도루로 부진했다. 시즌 중에는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러자 그에게 '반짝 선수'라고 수군거리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보란듯 2009년의 면모를 되찾으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8번타자가 65타점이라는 건 그가 얼마나 찬스에 강한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는 "앞타순에서 타자들이 많이 나간 덕분에 기회가 많은 덕분이다. 득점권 타율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시즌 황재균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7리지만 만루에서 15타수 8안타 2홈런 26타점으로 몰아친 게 결정적이었다.
이제 남은 건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것이다. 황재균은 "작년 포스트시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다"며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 남은 경기 다 이겨서 플레이오프 직행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심장이 터질 정도로 긴장했다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황재균은 15타수 5안타 타율 3할3푼3리 1타점 4볼넷으로 활약했다. 가을 야구 경험자로 나서는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