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의 거포 T-오카다(23)가 시즌 막판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오릭스가 26일 홈구장인 고베 호토모토 필드에서 지명 연습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 팀의 4번타자 T-오카다가 휴일을 반납한 채 주전 멤버로서는 유일하게 훈련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가진 일본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T-오카다는 "지금까지 외국인 타자 발데리스가 잘 해줬기 때문에, 나도 이제 타격감을 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지금부터 발데리스에게 빚을 갚는 것 뿐만 아니더라도 확실히 내가 (팀을) 책임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타격 부진을 이유로 2군에 강등되기도 했던 오카다는 지난 18일 지바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7경기, 31타석 만의 안타를 쳐낸 뒤 조금씩 타격감을 상승시키기 시작했다. 특히 T-오카다는 23일 니혼햄전에서 기분 전환을 이유로 배트를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꾼 뒤 이날 선발이었던 에이스 다르빗슈 유로부터 홈런을 뽑아내는 등 5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다. 26일 현재 시즌 성적은 430타수 117안타 15홈런 타율 2할5푼8리.
T-오카다는 인터뷰에서 두 색깔의 배트의 차이에 대해 "영업비밀"이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중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격감 상승을 가져온 흰색 배트를 사용한 뒤부터 T-오카다는 13타수 7안타 4타점 타율 5할3푼8리를 기록중이다. 그는 "치려고 마음먹은 대로 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T-오카다는 지난달 16일 소프트뱅크와의 원정경기 이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번타자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을 수 있음에도 오릭스가 결정을 내린 것은 T-오카다의 심각한 타격 부진 때문이었다. T-오카다는 지난해 33개의 홈런으로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으나 올 시즌 2군 강등 전까지 10개에 그쳤고 7월까지 타율도 2할2푼8리에 불과했다.
3연승 중인 오릭스는 현재 시즌 종료까지 17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63승6무58패를 기록, 4위 세이부 라이온즈(59승7무60패)에 3경기 차로 앞서 있다. 이대로라면 리그 3위까지 출전하는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이 유력하다. 4번타자의 타격감 상승은 정규 시즌 뿐 아니라 클라이막스 시리즈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 T-오카다의 바뀐 흰 배트가 그에게 행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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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검은 배트를 사용하고 있는 T-오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