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희찬 감독이 ‘국민 아이돌’의 탄생 뒷이야기와 쇼 비즈니스 세계를 리얼하게 그린 영화 ‘Mr.아이돌’로 돌아온다. 전작 ‘바르게 살자’에 이어 독특한 설정, 특별한 캐릭터로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유쾌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라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 ‘바르게 살자’는 장진 감독 시나리오와 배우 정재영 특유의 진지한 코믹 연기가 시너지를 발산해 관객과 평단의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바르게 살자’를 돋보이게 한 첫 번째 요소는 ‘은행 강도 모의 훈련’이라는 독특한 설정이다. 잦은 은행 강도 사건으로 민심을 잃은 동네에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의 아이디어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설정이자 ‘바르게 살자’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은행 강도 정도만(정재영)의 캐릭터다. 영화는 제목대로 늘 바르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지만 부족한 융통성과 타협을 모르는 성격 때문에 사회에서 왕따를 당했던 그가 은행 강도 역할을 너무 충실히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모순 덩어리로 가득 찬 세상에서 오히려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가 선사하는 사회 부적응과 삐걱거림의 엇박자 코미디가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 것. 주인공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자신이 일하는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 예금을 하는 은행 여직원에서부터 연체 잘하는 사람이 더 좋다는 비디오 가게 주인 등 등장인물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로 설정해 극에 재미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라 감독은 너무도 올곧은 정도만의 캐릭터가 ‘은행 강도 모의 훈련’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만나 생기는 마찰음을 가볍게 그리며 깨알 같은 재미를 포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그만의 캐릭터 설정 능력은 두 번째 연출작 ‘Mr.아이돌’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는 독특한 설정, 아이러니한 캐릭터가 주는 엇박자 재미를 선사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꿈을 향한 도전에 대한민국 문화계 전반에 불고 있는 아이돌 열풍을 더해 ‘대한민국 국민돌 탄생기’라는 설정과 한 층 드라마틱하고 풍부해진 캐릭터를 포진시켜 라 감독만의 독특한 코미디를 선보인다.
‘바르게 살자’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다소 황당한 상황 설정을 바탕으로 했다면 ‘Mr.아이돌’은 대한민국 가요계라는 무대를 보다 현실적으로 그리는데 초점을 뒀다. 2% 부족한 멤버들이 ‘국민돌’로 탄생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린 것은 물론 대형기획사의 횡포, 과거 동영상 유출 등 쇼 비즈니스 세계의 뒷모습을 표현하며 대한민국 가요계의 현실을 스크린에 옮겨왔다.
1인 32역은 너끈히 소화해내는 리더 유진(지현우), 몸이 말보다 더 빠른 댄싱 머신 지오(박재범), 노래 연습을 위해 노래방까지 차린 보컬 현이(장서원), 엄마를 찾아 태평양을 건너온 래퍼 리키(김랜디)까지 그는 ‘미스터 칠드런’의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드라마틱한 과거와 그들이 가수가 되어야 하는 목적의식을 부여,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집중시킬 수 있는 ‘음악’이라는 하나의 구심점을 설정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산했다.
여기에 대한민국 최초 여자 독설 프로듀서 오구주(박예진)와 소속 가수를 마치 자식처럼 챙겨주는 소속사 대표 박상식(임원희), 가요계를 쥐락펴락하는 대형기획사 대표 사희문(김수로)은 물론, 조연 배우들까지 합세해 독특한 재미를 완성했다.
한 층 리얼한 설정과 드라마틱해진 캐릭터로 전작을 뛰어 넘는 독특한 재미를 줄 ‘Mr.아이돌’은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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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Mr. 아이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