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두시 타임 라디오 프로그램의 DJ가 윤도현에서 주병진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27일 윤도현 측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 이례적으로 갈등이 외부에 표출되며 그 사안에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애초에 주병진과 윤도현을 모두 잡으려는 MBC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해석도 있고, 이 과정에서 윤도현에 대한 배려가 충분치 않아 일이 더 커졌다는 해석도 있다.
윤도현측의 주장에 의하면 MBC는 최근 고위 관계자의 결정에 따라 윤도현에게 다른 시간대 프로그램을 맡아줄 것을 요청, 혹은 종용했다. 이전에 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해 큰 이슈를 모은 바 있는 윤도현이기에, 이 소식은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윤도현측은 외압이 아닌 방송국 고위 관계자들의 결정으로 확인됐다며, '요청의 수준을 넘어선 제안'이라는 표현으로 다소 일방적인 통보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MBC는 주병진을 섭외하다보니 생긴 일이라는 입장이다. MBC 입장에 따르면 주병진이 현재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경쟁 프로그램과 승부를 보겠다며 2시 시간대를 원했기 때문에 기존 2시 DJ였던 윤도현에게 시간을 옮겨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MBC가 주병진이 원하는 시간대까지 비워주면서 주병진을 잡으려고 한 의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최근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워낙 폭발적인 이슈를 낳았던 터라 주병진은 절대 놓치기 싫은 카드였을 것이다. 경쟁프로그램인 SBS '컬투쇼'와 진검승부를 하는 데에도 개그맨의 입담이 더 필요했을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이러면 기존 MC는 자연스럽게 하차를 하게 되는 상황. 그러나 MBC 입장에서는 윤도현도 놓치기 싫은 카드다. 워낙 DJ를 오래한데다, 탄탄한 팬층도 있어 하차가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으로의 '이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MBC 측은 "마침 다른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원하는 DJ가 있어서 자리 이동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시의 데이트 윤도현입니다'에 애착을 가져온 윤도현으로서는 하차이든, 이동이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도현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요하는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아주 '핫'했을 당시에도 이 프로그램을 지켜왔는데, 다른 프로그램이 뭐가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리를 옮겨달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윤도현 측은 "이 과정에서 윤도현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않았다. 윤도현은 이번 사태로 인해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더 이상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방송을 꾸려 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이번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도현측은 이례적으로 장문의 공식입장을 통해 MBC에 유감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윤도현과 MBC가 이대로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MBC는 공식적으론 윤도현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MBC 측 관계자는 "윤도현의 서운한 마음을 이해한다. 이런 하차를 의도한 것이 아닌데 속상하다"고 말했다.
윤도현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유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소속사 다음기획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후의 일은 별개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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