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습으로 뒷문을 맡아주느냐였다. 그리고 그것이 성공했다".
사상 두 번째 초보 감독 페넌트레이스 제패를 눈앞에 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최강 마무리 오승환(29)에 대한 고마움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류 감독은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현재 단독 선두를 고수 중인 삼성은 매직넘버 1로 이날 두산전을 승리하거나 SK가 넥센에 패할 경우 자동적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짓게 된다.
이는 전후반기 리그와 양대리그 제를 제외하면 2005년 선동렬 삼성 감독 이후 두 번째로 초보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된다. 20여 년 삼성을 지켜온 프랜차이즈 스타 감독인 만큼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계산과 비슷하게 흘러간 것 같다. 잔여 10경기 정도가 되었을 때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9경기가 남은 시점이니 얼추 계획은 맞은 것 같다".
시즌 전 삼성의 순위 예상도는 3~4위였다. "지난해 준우승 팀에 대한 예상도가 너무 박한 것이 아닌가 싶어 솔직히 마음이 안 좋았다"라고 밝힌 류 감독은 올해 더 나은 성적을 거둔 데 대해 마무리 오승환이 얼마나 건강한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했음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 44세이브(26일 현재)를 올리며 독보적인 세이브왕좌를 굳힌 오승환은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16경기 4세이브에 그쳤다. 그러나 건강한 오승환은 경쟁자들을 저 멀리 떨어뜨리며 자신이 2006년 세웠던 세이브 신기록(47세이브)까지 노리고 있다.
"오승환이 얼마나 건강하게 뒷문을 맡아주느냐가 중요했다"라고 이야기한 류 감독. 만족스러운 표정을 고수한 류 감독은 그러나 신기록 달성을 너무 의식하지 않겠다는 뜻도 비췄다.
"기록을 너무 생각하다보면 될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1999년에도 진필중(당시 두산)과 구원왕 경쟁을 벌이다 낙마했던 임창용(당시 삼성, 현 야쿠르트)의 예도 있지 않은가. 부상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무리시키지 않고 순리대로 등판시킬 것이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