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는 어머니같은 존재. 자기 희생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부분 역시 흡사하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표현처럼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들이 없다면 절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삼성은 권오경 수석 트레이너를 비롯해 윤성철, 류호인, 김현규, 이한일 등 트레이너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권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잘 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아팠던 선수들이 부상없이 잘 하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선한 미소를 지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수들을 바라볼때면 코끝이 찡하다. 그럴때면 푸근한 형으로서 감싸 안았다. 권 트레이너는 "정상급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평범한 선수로 전락할까봐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잘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그리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지켜보는 내가 더 기쁘다"고 했다.
그에게 올 시즌 투타 수훈 선수를 묻자 수치상 성적보다 끊임없는 노력에 비중을 뒀다. 그리고 최형우와 정현욱을 지목했다. 권 트레이너는 "최형우는 언제나 꾸준하다. 아파도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트레이너 입장에서 보면 에너자이어처럼 꾸준히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정현욱은 고참으로서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좋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조언하며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게 인상적이었다. 몇년간 중간 계투로 뛰며 아파서 빠진 적이 없다. 팀에 플러스 요인이 상당히 많다"고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권 트레이너는 배영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국시리즈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고생한 만큼 같이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원래 말수가 적어 표현이 서툰 편이지만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 영섭이를 비롯해 함께 고생했던 선수는 끝까지 가고 싶다".
시즌이 끝나는 그날까지 한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 그래도 "고맙다"는 한 마디에 피로가 싹 사라진다. 권 트레이너는 "전훈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보강 훈련을 시켰는데 이제는 스스로 찾아와 (보강 훈련을) 시켜달라고 하거나 '형 덕분에 좋아졌다'고 할때 뿌듯하고 더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비단 권 트레이너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부상을 입으면 하루 속히 쾌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1,2군 트레이너들의 희생과 노력이 만든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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