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페넌트 우승] 류중일, SUN 이어 감독 첫 해 우승 기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7 21: 30

1987년 고향팀 입단 이후 줄곧 한 팀을 지키며 선수-코치-감독으로 계단을 밟았고 페넌트레이스 우승까지 성공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감독 데뷔 시즌 페넌트레이스 제패 및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은 27일 잠실 두산전서 3회 최형우의 동점 2루타와 강봉규의 결승 주자일소 2루타 등으로 5점을 집중시키는 저력으로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시즌 전적 76승 2무 47패(1위, 27일 현재)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다. 2006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성공.

 
특히 류 감독은 이번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전후반기 리그 운용되던 프로야구 초기를 제외하고 2005년 선동렬 전 삼성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페넌트레이스 제패에 성공한 초보 감독이 되었다.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뒤 주전 유격수로, 주루-수비코치로 20년 넘게 재직한 류 감독이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최고의 길을 걷는 순간이다.
 
김재박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리며 명 유격수로 활약한 류 감독은 1999년 은퇴 후 삼성 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딛었다. 때로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선수들에게 형님처럼 다가서는 동시에 자신의 야구철학을 잘 지키며 선수 지도에 힘을 기울인 류 감독은 지난해 말 전격적 사령탑 교체로 선동렬 감독의 뒤를 이어 갑작스레 감독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류 감독은 새내기와 주전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하며 신구 조화 속 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에는 신인 좌완 임현준이 계투진에서 힘을 보탰고 우완 유망주 정인욱도 표적 선발로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2군에서 실력을 쌓은 우타자 배영섭이 톱타자로 신임 속에 호성적을 올렸다.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에도 이를 슬기롭게 헤쳐간 용병술도 돋보였다. 지난해 수비 도중 머리를 찧는 바람에 수 차례 어지럼증을 호소했던 채태인의 공백은 조영훈이 비교적 잘 막았고 진갑용의 시즌 초 공백도 채상병과 현재윤의 수훈이 구멍을 메웠다. 선수들이 잘 해준 것이 컸으나 백업 멤버들의 가능성과 성실성을 포착한 류 감독의 용병술도 높이 살 만 했다.
 
초보 감독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엄밀히 따졌을 때 지난 2005년 선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1983년 해태 김응룡 감독과 1984년 롯데 강병철 감독의 성적은 리그 전후반기 분리 운용으로 인해 페넌트레이스 수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희수 감독의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72승 2무 58패로 매직리그 2위(통합 4위)에 불과했다. 따라서 류 감독의 첫 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역대 초보감독으로는 두 번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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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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