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에 등판하며 삼성의 한 시즌을 시작한 좌완 차우찬(24,삼성 라이온즈)이 결국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짓는데 성공했다.
차우찬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차우찬의 역투에 힘입어 삼성은 두산을 5-3으로 꺾고 시즌 76승째(47패 2무)를 거두며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삼성은 지난 2006년 이후 5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더불어 차우찬은 시즌 10승(5패)째를 따내며 지난해(10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삼성에서 좌완 선발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1993-4년 삼성 김태한 코치 이후 17년 만이다.
지난해 차우찬은 전반기 막판 삼성 마운드에 혜성같이 등장한 뒤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4를 거두며 '신 에이스'로 등극했다. 덕분에 차우찬은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날 경기에서 차우찬은 윤석민과 맞대결을 벌이며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6-2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이후 차우찬은 4월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45를 거두며 사자군단의 에이스로 순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5월부터 지난해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며 기복 있는 피칭을 보이며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동시에 평균자책점도 3점대 중반까지 올랐다. 그러다 지난달 5일 사직 롯데전에서 차우찬은 5이닝 노히트노런을 거뒀으나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차우찬은 2군에서 컨디션을 점검한 뒤
이날 차우찬의 투구수는 82개(스트라이크 57개, 볼 32개)였고 최고구속 147km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평소 슬라이더를 즐겨 던졌던 차우찬은 이날 슬라이더 제구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자 결정구로 커브를 던져 재미를 봤다. 탈삼진 5개 가운데 3개가 빠른 볼 이후 느린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것이었다. 다만 차우찬은 가장 좋았을 때 투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주무기였던 슬라이더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우타자를 상대하는 데 애를 먹었고 직구 제구와 구위도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차우찬은 적절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대량 실점을 막으며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임무는 마쳤다.
차우찬은 1회 볼넷과 폭투로 1사 2루까지 주자를 내보냈지만 김현수를 삼진, 김동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2회 차우찬은 선취점을 내줬다. 양의지와 최준석을 공 4개로 잡아냈지만 2사 후 윤석민과 12구 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윤석민을 상대로 힘을 뺀 탓인지 차우찬은 손시헌에게 던진 144km 직구가 높은 곳에 몰리며 좌월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팀 타선이 3회 공격에서 대거 5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하자 차우찬은 급격하게 안정을 찾았다. 3회 1,2,3번 타자를 땅볼 세 개로 요리하며 삼자범퇴로 처리한 차우찬은 4회에는 공 6개만 던지며 두산 중심 타자 세 명을 잡아냈다.
5회 차우찬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윤석민을 좌전 안타로 내보낸 차우찬은 바로 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한 손시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를 만들어줬다. 위기의 순간, 차우찬은 고영민을 병살로 잡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어 이종욱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결국 차우찬은 6회 추가실점을 하고 말았다. 임재철의 내야안타와 김동주의 볼넷으로 맞이한 2사 1,2루에서 결국 최준석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제 점수는 5-3, 두산이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차우찬을 기다리고 있는 타자는 이날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던 윤석민. 결국 삼성 벤치는 선발 차우찬을 내리고 정현욱을 투입했다. 정현욱은 윤석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차우찬이 남겨 둔 주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리고 6회부터 가동된 삼성의 정현욱-권혁-안지만-오승환 불펜진은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차우찬의 시즌 10승을 굳게 지켜줬다.
에이스로 개막전 마운드에 올랐던 차우찬. 비록 시즌을 치르는 동안 꾸준히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삼성 선발진에서 든든히 버텨주며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매직넘버 1인 상황에서 등판해 승리를 따내며 자신의 어깨로 삼성의 최종 성적을 결정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시리즈. 차우찬이 한국시리즈에서 다시금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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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