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가장 바빴던 사나이는 '팔방미인' 서동욱(27)이다. 주포지션이 없는 대신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시즌 내내 내외야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은 LG에서 1인다역을 소화했다.
특히 서동욱은 지난 5월부터 이진영, 이대형, 오지환 등 주전 야수들의 부상으로 타순 및 수비 위치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서동욱은 어떤 날은 2루수로 출장했다가 1루, 3루를 거쳐 좌익수,우익수, 또 다시 내야로 복귀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그의 가방에는 1루수, 2루수, 3루수, 외야수, 그리고 보조 글러브까지, 글러브만 5개나 됐다.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서동욱은 지난 25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LG 구단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서동욱의 오른쪽 팔꿈치에 있던 뼛조각 제거 수술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03년 KIA에 입단해 2005년 LG로 이적 후 지난해까지 별다른 활약이 없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서동욱은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성실함과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112경기에 출장해 2할6푼7리의 타율에 81안타 7홈런 37타점 42득점을 기록했다. 8월 한때 타율이 2할8푼까지 올라갔으나 9월 15경기에서 2할5푼에 그치며 3할 도전에 실패했다.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서동욱은 "사실 풀타임 출장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왔다"면서 "가장 큰 비결은 아마도 마음가짐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스프링캠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참고 견뎌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러나 서동욱은 시즌 초 맘처럼 쉽지 않았다. 선발이 아닌 백업으로 경기에 출장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어느 것 하나 맘에 든 것이 없었다. 타율은 1할대였고, 수비에서도 어느 곳 하나 자신의 자리가 없었다.
서동욱 역시 "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에서 꾸준히 기회를 주셨으니 잘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계속 나가면서 적응도 되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서동욱은 꾸준히 경기에 선발 출장하면서 6월 타율이 무려 3할5푼1리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차츰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후반기부터는 전천후로 맹활약했다. 스위치타자인 서동욱은 좌투수에 9푼7리(62타수 6안타)에 그쳤지만 우투수 상대 타율은 무려 3할1푼1리(241타수 75안타)나 됐다.
일단 시즌 조만간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부터 받을 예정인 서동욱은 4개월 여 재활을 거쳐 스프링캠프 때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서동욱은 "올해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을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