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 중심' 최형우, "경험이 날 만들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28 07: 02

"타격 매커니즘이나 폼이 바뀐 것은 없어요.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웃음)
 
1위 팀 4번 타자로서 보무당당한 모습. 그 가운데 그는 은유적으로 꾸준한 출장 기회를 부여한 코칭스태프에게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최쓰이' 최형우(28. 삼성 라이온즈)가 자신의 비약적 성장 이유로 경험을 꼽았다.

 
올 시즌 최형우는 3할3푼3리 29홈런 106타점(27일 현재)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홈런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 중이고 타점도 100타점을 훌쩍 넘겼다. 홈런 하나만 더하면 최고급 타자를 상징하는 30홈런-100타점 반열에 오른다. 득점권 타율도 3할2푼1리로 뛰어나다.
 
2005시즌 후 방출되었으나 경찰청서 제 기량을 연마하며 다시 삼성의 러브콜을 받아 2008년 2할7푼6리 19홈런 71타점으로 최고령-최고연봉(5000만원) 신인왕이 되었던 최형우. 그는 이후 꾸준히 삼성 중심타선을 지키며 채태인, 박석민과 함께 위력을 떨쳤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그는 매년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그 성장폭을 더 크게 했다.
 
팀은 27일 잠실 두산전서 5-3 승리를 거두며 시즌 전적 76승 2무 47패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 이전 페넌트레이스 제패시기였던 2006시즌을 돌아보았을 때 새롭게 4번 타순을 꿰찬 최형우의 몫이 상당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0-2로 뒤진 순간 3회 2타점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드는 수훈을 보여준 최형우는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서 얻은 좋은 느낌을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가고 싶다"라며 기뻐한 최형우. 그에게 첫 풀타임 시즌 후 4년 간 자신이 느낀 변화상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변한 것은 없습니다. 타격폼은 물론이고 매커니즘도 3년 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경기 경험이 쌓였다는 것이랄까. 노림수 타격 요령 등을 굉장히 많이 배웠습니다".
 
짧은 이야기였으나 이는 삼성 타자들이 얼마나 바람직하게 자라났는지 축약하는 한 마디다. 전임 선동렬 감독 시절 야구는 '지킨다'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그들의 중심타선은 20대 중반의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비록 올 시즌 채태인이 지난해 머리 부상에 이은 후유증으로 고전하기는 했으나 채-형-민 트리오가 필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음은 분명한 사실.
 
현대 야구에서 처음부터 '왕후장상'의 씨를 갖고 단숨에 스타가 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완의 선수가 점차 경험을 쌓고 그 가운데 자신의 장점을 특화시키면서 확실한 스타 플레이어로 자라나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다. 올 시즌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기 충분한 최형우를 만든 자양분은 바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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