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은 충무로에서 가장 부지런한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힐 만 하다.
전작의 이미지가 남을 만 하면, 금세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최종병기 활'로 700만명을 넘게 끌어모으며 올해 흥행배우 중 한 명이 된 박해일은 이제 70세 노인으로 분한다.

박해일은 작가 박범신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은교'에서 주인공인 70세 노시인 이적요 역을 맡아 10월부터 촬영을 한다. 서서히 심적 동요를 겪는 노인이 돼가는 이적요 역은 욕망과 삶에 대한 의지와 죽음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복잡다단한 인물인 만큼 섬세한 내면 연기가 필요한 배역이라 일찌감치 박해일이 적임자로 내정됐다. 특수 분장으로 동한 외모의 변신을 꾀한다.
조선 시대 신궁으로 등장해 빠른 추격전과 현란한 활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박해일의 극과 극 변신이다. '최종병기 활'의 성공으로 여유를 부릴 법도 한데 거침없는 질주다.
지난 해에도 '이끼', '심장이 뛴다'를 선보였고, 2009년에는 '10억' 주인공과 함께 함께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특별 출연했다. '짐승의 끝', '맛있는 인생'. '디엔드' 등 중간중간 작은 영화 출연에도 열심이었다. 2009년부터 매년 평균적으로 2편씩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박해일의 영화 선택을 보면 감독, 규모 등보다 시나리오의 독창성을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소재의 특이함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박해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런 쉼 없이 영화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보다 최근 작품과 작품 간의 간격이 밭아진 부분이 있다"라면서 "계획적인 건 아니지만 속도를 내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작은 아직 어울리는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내 나이 대에 (걸맞게)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다양한 음식(캐릭터)을 먹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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