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의뢰인', 장혁표 '살인의 추억'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9.28 16: 31

출연하는 작품마다 호연을 펼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장혁이 법정 스릴러 ‘의뢰인’을 통해 또 한 번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영화 ‘의뢰인’은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용의자(장혁)를 두고 스타 변호사(하정우)와 냉혈 검사(박희순)가 펼치는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린 스릴러. 세 명의 연기파 배우가 완벽한 삼각구도를 이루며 러닝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 중 장혁은 결혼기념일에 자신의 아내를 죽인 용의자 ‘한철민’으로 변신해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남자를 연기해 냈다.

 
장혁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한철민을 마치 사막의 모래 같은 인물로 창조해 냈다. 어둠 속에선 얼음장처럼 차갑다가도 해가 서서히 비추면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래사막처럼 장혁은 러닝타임 123분 간 조용히, 그러면서도 점진적으로 서서히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물처럼 극에 몰입한 관객의 심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극 초반 초점을 잃은 듯한 눈빛, 싸늘하고 차가운 장혁의 얼굴에선 어떤 감정도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중반 이후 법정에 서서 배심원들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오열하는 장면에선 누구라도 그의 손을 들어주고 싶을 만큼 애절한 연기를 펼친다.
장혁은 시종일관 절제된 감정, 미묘한 심리연기로 변호사와 검사, 배심원은 물론 극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까지 끊임없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의뢰인’을 보고 있자면 등골 서늘한 엔딩 장면으로 순간 관객들의 숨통을 조였던 ‘살인의 추억’이 묘하게 겹쳐 보인다.
천재과에 가까워 보이는 스타 변호사 하정우, 냉철한 논리로 반전을 꾀하는 검사 박희순에 비해 용의자 한철민은 비교적 덜 돋보인다. 하지만 그를 연기해 낸 장혁의 연기만큼은 ‘의뢰인’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법정 스릴러로 탄생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또 다시 연기 변신에 성공한 장혁. ‘의뢰인’을 통해 관객들로부터 그가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의뢰인’은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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