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았다. 수원 삼성의 주축 수비수 마토(32)가 극적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수원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이스파한 폴라드 샤흐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조바한(이란)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마토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1, 2차전 합계 3-2로 조바한을 제치고 준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수원은 오는 10월 19일과 10월 26일 홈 앤 어웨이로 세파한(이란)과 알 사드(카타르)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날 수원은 단단한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나서는 조바한을 상대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방의 스테보를 앞세워 선이 굵은 축구를 펼쳤지만, 좀처럼 공격 기회를 얻지 못했다. 수원의 첫 슈팅이 전반 37분에 터졌을 정도였다.
수원의 조급한 마음은 후반 5분 1차전에서 득점을 터트린 조바한의 모하메드 가지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원인이 됐다.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가지의 논스톱 발리 슈팅에 의표를 찔린 것. 당황한 수원은 후반 8분 오장은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조바한의 역습에 고전했다.
수원의 승부수는 후반 26분 박종진의 교체 투입이었다. 그리고 수원은 후반 31분 염기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양상민이 헤딩슛으로 조바한의 골문을 흔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수원은 거세게 조바한을 압박했다. 후반 41분 오범석의 슈팅에 이은 이상호의 리바운드 슈팅이 위협적이었다.
승부가 결정된 것은 연장전. 승리의 미소를 지은 쪽은 수원이었다. 행운이 따랐다. 연장 전반 7분 조바한의 모하메드 아흐마디가 페널티지역에서 스테보를 잡아당긴 것이 페널티킥 판정으로 이어졌다. 아흐마디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마토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수원은 연장 후반까지 수적 우위를 잘 살리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