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야구를 배우는 게 먼저였다".
2012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초고교급 내야수 하주석(17, 신일고)가 공식 입단식을 갖고 프로 선수로서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하주석 이하 2012 한화 신인선수 10명은 지난 28일 입단식을 갖고 홈구장 대전구장을 방문, 한대화 감독과 상견례한 뒤 홈팬들에게 첫 인사했다. 전체 1순위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하주석에게 가장 많은 관심이 모아졌음은 당연했다.
신일고 1학년 시절부터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비쳤던 하주석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초고교급 유망주였다. 184cm, 81kg이라는 우수한 체격조건에 타격의 정확성·파워·수비·송구·주루를 갖춘 5툴 플레이어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베이스를 3.69초 만에 주파할 정도로 발이 빠르며 송구력이 안정돼 있다는 평가. 다만 아직 파워가 부족한데 체계적인 훈련과 자신있는 스윙을 한다면 파워있는 타격도 가능하다는 게 스카우트팀의 전망이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대상에 올라있던 하주석이었지만 그는 한국 잔류로 이미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에서 야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주석은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야구를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었다. 코치님께서도 '나중에 네가 잘하면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으니까 이곳에서 야구를 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셔서 국내 잔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계약 과정에서도 작은 잡음 하나없이 과감하게 도장을 찍었다. 그는 "구단에서 주는 대로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돈보다는 나를 받아준 한화 구단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계약금에 연연하기 보다 하루라도 빨리 야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하주석의 마음가짐. 한화 구단도 그에게 2012 신인 중 가장 많은 3억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3억원대 계약금을 받은 야수는 지난 2005년 LG 박병호(3억4000만원) SK 최정(3억원) 이후 7년 만이다.
앞으로 하주석이 야구를 배우게 될 한화의 수장은 한대화 감독이다. 하주석은 자신의 롤모델로 주저하지 않고 한 감독을 꼽았다. 한 감독은 "접대용멘트 아닌가?"라고 농담했지만 하주석은 진지했다. 그는 "감독님 현역 시절 플레이를 직접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영상을 통해 많이 봤다. 찬스 때마다 결승타를 치시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한대화 감독은 "해결사는 아무나 하나?"라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
입단식을 마 친뒤 대전구장에서 한 감독을 처음 만난 하주석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님을 처음 만나뵈었는데 많이 긴장됐다. 감독님께서 '프로는 전쟁'이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신인이기 때문에 어떤 곳이라도 뛸 자리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빠르게 팀에 적응해서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받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주석은 오는 30일부터 한화 숙소에 합류하자마자 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한대화 감독은 "아직 하주석의 플레이를 보지 못해 어떻게 기용하겠다고 말하기는 그렇다.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 언론에서도 너무 띄워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디딘 어린 선수가 혹여나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드러냈다. 야왕의 비호 아래 하주석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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