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조는 필수..요즘 男아이돌 노랫말, 왜 이리 터프해?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9.29 15: 54

어린 남자 아이돌그룹의 노래들이 급격히 '터프'해졌다.
 
샤이니가 데뷔 무대서 '누난 너무 예뻐'라며 상냥하게 노래하던 게 벌써 3년 전. 어느새 최근 가요계에는 친구, 연인, 연하남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남성답고 터프한 노랫말이 남성 아이돌그룹의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한동안 나쁜 남자는 동방신기, 2PM, 비스트 등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 그룹의 전유물로 통해왔지만, 이제는 로우틴에 인기가 많은, 어린 그룹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월 컴백한 인피니트와 틴탑의 신곡 제목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세다. 인피니트는 오랜 기간 지켜봐 온 여자에게 '내꺼하자'며 터프하게 고백하는 내용의 노래 '내꺼하자'를 발표했고, 틴탑은 여자친구에게 들킬지도 모르니 '연상녀'에게 향수를 뿌리지말라고 말하는 '향수뿌리지마'를 발표했다. 노래는 여전히 '샤방샤방'하지만, 노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터프한 노랫말이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인피니트는 이 곡으로 데뷔 이후 처음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틴탑은 순정적으로만 그려졌던 연하남의 영역을 대폭 넓히면서 호평을 받았다.
 
올해 초 꽃미남 그룹으로 데뷔했던 보이프렌드도 노선을 바꿨다. 데뷔곡 '보이프렌드'에서 귀엽고 상큼한 외모에 방점을 찍었던 보이프렌드는 내달 컴백을 앞두고 분위기 완벽 변신을 선언했다. 미리 공개한 신곡 제목도 '내 여자 손대지마'. 명령조의 말투로 거친 남자를 묘사할 것을 예고했다.
 
어린 남성 그룹들이 '샤방샤방'함 대신, 터프함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의 주소비층인 로우틴 여학생들의 취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이 귀엽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해석돼왔지만, 최근 거칠고 남자다운 것에 오히려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보이프렌드의 한 관계자는 "성인 여성은 물론이고, 어린 여학생들까지도 터프한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피니트의 한 관계자도 "짐승돌을 시작으로 한 나쁜 남자 트렌드가 이제 보다 다양한 연령층에서,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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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로부터 인피니트, 틴탑, 보이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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