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김수경, 스스로 살아남는 법 터득"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9.29 18: 31

"(김)수경이는 경험도 많고…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거겠죠".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745일 만에 승리를 거둔 베테랑 우완 김수경(32)에 대해 애잔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수경은 지난 28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6⅓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무볼넷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0으로 승리하며 그는 지난 2009년 9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745일 만에 승을 올렸다.

김 감독은 "그 동안 수경이가 잘 던졌다"며 "몇 번이나 승리 기회가 있었는데, 승리를 만들어주려고 할 수록 더 안되더라"고 그 동안 김수경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웠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어제 수경이의 슬라이더가 3~4회 127km까지 나오다가 8~9회 되니까 128~129km를 찍더라. 예전의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수경은 이날 123~128km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김수경은 특유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130km 후반대의 몸쪽 직구를 과감히 던져 SK 타자들을 공략했다.
이어 김 감독은 "수경이의 슬라이더는 다른 투수들과 다르게 종으로 떨어진다. 예전 현대 때는 슬라이더가 128~129km까지 나오다보니 타자들이 커브인 줄 알고 있다가 속도가 빨라서 못 쳤다"고 김수경의 예전 모습을 회상했다.
1998년 12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한 투수. 통산 111승을 거둔 김수경이 고전하는 것으 보는 김 감독은 마음이 아팠지만 해줄 충고는 그리 많지 않았다. 김 감독은 "신인 선수라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말해주겠지만 우리 팀에 수경이만큼 마운드 경험이 풍부한 투수가 없다. 결국 (김수경이) 알아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사실 수경이가 지난해부터 잘 안되면서 나도 수경이도 고민이 많았다. 운동 그만 시키고 코치 시킬까도 생각했지만 수경이가 아직 젊고 선수를 더 하고 싶어했다. 스스로 잘 살아남아서 승리를 거뒀다"며 김수경의 부활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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