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의 한계인가.
일본인 천재 타자 스즈키 이치로(38. 시애틀 매리너스)가 200안타 고지를 밟지 못했다. 지난 29일 오클랜드와의 최종전에서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184안타에 그치면서 11년 연속 200안타 달성에 실패했다. 타율도 2할7푼2리에 그쳐 오릭스 시절부터 이어온 17년 연속 3할 타율도 마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치로의 200안타 좌절의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쏟아내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첫 타석의 타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낮은 2할3푼3리에 그쳤다. 첫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중반이후에는 강력한 불펜진을 상대하고 고의 볼넷으로 승부기회가 줄어든 요인도 있다.
또 하나는 내아안타의 감소이다. 올해는 36개의 내야안타를 날렸는데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치이다. 전체 안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다. 상대가 전진수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유의 내야안타를 만드는 타격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달라진 점은 구종별 대응력이다. 직구, 슬라이더에 대한 타율이 떨어지고 커브, 체인지업의 볼에 손을 대는 확률이 높아졌다. 이치로는 직구와 슬라이더 타율이 메이저리그 평균이하로 직구계통의 구종에 고전했다. 강속구 투수들이 많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감안하면 대응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치로의 스피드 저하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일례로 이치로의 수비범위가 평균 이하라는 것이다. 타구의 판단력은 변화지 않지만 주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나이가 들면 주력 뿐만 아니라 스윙 스피드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치로도 나이의 한계를 겪고 있는 듯 하다.
이치로는 "왠지 기분이 좋다. 이제는 200안타 기록 잇기에 쫓기는 일이 없어졌다"면서도 "(내년에는) 200안타 가능성을 낳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 싶다"고 재도전 의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