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쏴’ 조인성, LG의 계륵인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0.01 14: 29

LG 트윈스가 9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제 LG 구단은 내년 시즌 재도약을 위해 리빌딩에 들어가야할 시점입니다. 올 시즌 실패의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한편 팀전력에서 모자란 부분 등을 보강할 방안에 대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지혜를 모아야합니다.
LG 팬들사이에서는 벌써 사령탑부터 교체하자는 의견부터 특정 선수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성근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SK에서 해임된 김성근 감독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고도 합니다.
와중에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조인성에 대한 의견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많은 골수팬들이 ‘이제는 조인성을 놔줘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집니다.

조인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 에이전트)를 재선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조인성은 FA 첫 자격을 얻었던 2008년 LG와 계약기간 ‘3년+1년’에 최대 34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플러스 옵션 3년간 2억원)의 조건에 계약서를 주고 받았습니다.
계약 후 조인성은 계약금 12억원 중 10억원을 지급 받았는데 지난 시즌 종료 후 2억원을 놓고 구단과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조인성은 나머지 2억원의 계약금을 달라는 주장이었고 구단은 초기 2시즌 옵션을 채우지 못해 줄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결국 양측은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 등 총 7억원에 합의하고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렇게 조인성과 LG의 동거는 4년이 흘렀습니다. 조인성은 FA 계약 초기 2년은 성적이 기대에 못미쳤으나 지난 해에는 133경기 전경기 출장과 함께 포수 처음으로 세 자릿수 타점을 돌파, LG 팀 역대 최다 타점 등의 기록을 갈아 치우며 3할1푼7리의 타율에 145안타 28홈런 107타점 69득점으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타율 2할6푼9리에 15홈런 59타점으로 지난 해에 못미쳤습니다. 공격형 포수로서는 어느 정도 성적을 냈으나 안방마님으로서 투수진을 제대로 이끌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9시즌 말 이제는 넥센 히어로즈로 간 우완 투수 심수창과 경기 중 언쟁을 벌였던 것처럼 큰 문제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투수진을 이끄는 것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게 LG 골수팬들의 반응입니다.
트윈스 어린이 회원 멤버로 시작해 창단 때부터 팬이었다는 30대 초반의 한 직장인 골수팬은 “볼배합이 문제가 아니라 투수들과의 호흡을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는 조인성을 놔줘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당장 공백은 있겠지만 어린 포수들을 무조건 키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중년의 LG 열성팬도 조인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투수들과 경기 중이나 종료 후에 하는 행동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다. 설령 어린 투수가 실수를 한다 해도 감싸안아야할 포수가 인상을 쓰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하다. 아마 8개 구단 포수 중에 투수가 마음에 안든다고 TV로 중계되는 마당에 인상을 쓰고 기분 나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조인성밖에 없을 듯하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조인성과의 재계약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는 팬들은 조인성이 투수진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입니다. LG 투수진이 실력발휘도 못하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에 일정 부분 책임이 조인성에게도 있다는 평들입니다.
그렇다고 조인성이 투수들과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따금씩 인상쓰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평소에는 투수들을 잘 다독이고 같이 웃는 등 잘 지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투수들이 조인성을 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LG 구단 내부에 정통한 한 인사는 “외국인 투수들도 조인성보다는 심광호 등 다른 포수들을 선호한다”며 투수진 내부에서는 조인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실 LG 구단은 4년전에도 조인성과의 계약에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프런트 중 대다수는 조인성과의 FA 계약에 부정적이었고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하다가 일본 대표팀 전지훈련 와중이던 계약 마지막날 간신히 도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조인성에게만 안방을 맡기기가 부담스러웠던 LG는 은퇴했던 김정민마저 현역으로 복귀시키고 고졸신인이던 김태군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유망주 키우기를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김정민은 부상으로 주저앉았고 김태군은 공격력이 약해 조인성을 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상황도 LG 구단으로서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록 조인성이 올 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고 팀도 4강 진입에 실패했지만 조인성 만큼 공격력이 좋은 포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조인성이 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갈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조인성으로선 FA를 선언하고 타구단으로 이적한다는 자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올 시즌 연봉 5억원인 조인성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최대 15억원 현금 보상을 하거나 10억원과 유망주 한 명(보호선수 20명 이외)을 내줘야 하기 때문에 조인성의 방망이와 어깨를 보고 덤벼들 구단이 나올 지는 의문입니다.
조인성이 FA 선언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게 되면 LG 구단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연봉이 많이 깎일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래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조인성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조인성으로선 현재 상황을 잘 분석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LG 팬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고 구단도 재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는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버리기도 아깝고 쓰자니 부담스런 그야말로 계륵이 돼가고 있는 조인성이 올 스토브리그서 어떤 길을 선택할지 주목됩니다.
/청능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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