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올 시즌 우리 팀 터닝 포인트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0.01 08: 05

"그때 이겼던 게 탈꼴찌하는 데 컸지".
한대화(51) 한화 이글스 감독이 한화의 올 시즌 팀이 5위를 바라보게 된 전환점으로 지난달 2~4일 대전 넥센전을 꼽았다.
한화는 지난달 2일 대전에서 넥센과 맞붙기 전 4연패에 빠져 있었다. 반면 넥센은 대전에 오기 전까지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하며 컨디션 상승세에 있었다. 7위 한화와의 승차도 1.5경기에 불과해 탈꼴찌를 노리고 있었다.

한 감독은 2일 경기 전 "기를 뺏어 와야겠다"며 김시진(53) 넥센 감독을 찾아갔다. 김 감독을 만나고 온 한 감독은 "기를 뺏어 왔다"고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한화는 이날 연장 11회까지 0-0으로 접전을 벌인 끝에 11회말 장성호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이후 4일까지 넥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올 시즌 첫 스윕을 달성했다. 최하위 넥센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리면서 한화는 마음 편히 상위권을 바라보게 됐다.
한 감독은 30일 넥센전을 다시 앞두고 이때를 회상하며 "그때 이겼던 게 탈꼴찌하는 데 컸다"면서 "아마도 우리 팀이 지금 5위 싸움을 하는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5승6패로 열세를 보였던 넥센에 8승6패로 우위를 점하게 된 것과 시즌 처음으로 스윕을 달성한 것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날 김시진 감독도 "그때 한 감독에게 어쩌다 기를 뺏겼나 모르겠다. 그때부터 팀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 감독이) 온다고 그래도 말린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넥센은 이후 점점 순위권에서 멀어져 남은 경기와 상관 없이 최하위를 확정했다. 김 감독은 30일 한 감독이 원정팀 더그아웃에 찾아오자 "도망가야겠다"면서 자리를 피하는 풍경을 낳기도 했다.
한화는 넥센 3연전 이후 30일 경기까지 9승9패 5할 승률을 기록하며 57승2무69패로 5위 LG(58승1무68패)를 한 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남은 5경기의 결과에 따라 5위를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 한화가 만일 올 시즌 최종 5위 목표를 달성한다면 일등공신은 누구도 아닌 넥센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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