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따져봐도 최형우(28,삼성 라이온즈)는 이대호(29,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올 시즌 최고의 타자다.
이제 2011년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각 부문별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도 가려지고 있다. 투수 부문에서는 KIA 윤석민이 4개 부문(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석권한 가운데 타자 타이틀은 최형우와 이대호가 사이좋게 타이틀을 양분하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해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성적을 거두며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났다. 2008년 신인왕 수상 이후 최형우는 지난해까지 2할대 후반의 타율에 20개 안팎의 홈런, 100타점에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다가 올해 타격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공격지표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최형우의 성적을 뜯어봤다.

▲ 장타력, 이것 만큼은 리그 1위
장타 하나만큼은 올 시즌 최형우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최형우는 9월 30일 현재 29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2위 이대호(27개)에 2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또한 최형우는 2루타 34개를 기록하며 전준우(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리그 공동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장타와 관련된 지표는 최형우가 휩쓸고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장타수(2루타+3루타+홈런) 66개를 기록하며 2위 이대호(54개)에 크게 앞서가고 있다. 덕분에 최형우는 장타율(.611)에서 2위 이대호(.586)를 제쳤고 OPS(출루율+장타율)에서 선두(1.037)를 달리고 있다. OPS 역시 2위는 이대호(1.021)가 차지했다.
온전히 장타력만 평가하기 위해서 IsoP(Isolated Power)라는 지표를 사용하기도 한다. 산출하는 방법은 장타율에서 타율을 빼면 된다. 여기서도 최형우는 0.276을 기록, 0.226의 이대호와 0.225의 최정(SK 와이번스)을 제쳤다. 참고로 지난해 44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대호의 IsoP는 0.304였다.
여기에 최형우는 올해 희생플라이를 9개 기록해 김현수(두산 베어스)와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팀이 필요할 때 욕심내지 않고 4번 타자로서 최소한의 기대치 만큼은 해 줬다는 뜻. 덕분에 최형우는 15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내 2위 김현수(9개)에 크게 앞섰다.
▲ 내친 김에 1위까지...최형우의 2위 기록들
더욱 놀라운 것은 힘에 정확도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역대 최고 타율이 2009년 2할8푼4리였으나 올해는 3할3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이대호(.360)의 바로 다음에 위치하는 훌륭한 성적이다. 삼성만으로 한정하면 최형우의 현재 타율은 지난 2007년 3할3푼7리로 타격 2위에 올랐던 양준혁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타점 타이틀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112타점을 기록 중인 이대호를 2타점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삼성이 5경기를 남겨 둔 반면 롯데가 3경기를 남겨 역전을 노릴 수 있다. 여기에 최형우는 루타수 281을 기록해 1위 이대호(283개)에 거의 근접했다.
76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선두에 오른 장성호(한화 이글스)보다 단 하나 적은 75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 역시 남은 경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 높은 타율과 많은 볼넷을 골라낸 덕분에 최형우는 출루율 부문에서도 이대호(.435)에 이어 2위(.426)에 올라있다.
최다안타는 아직 4위(153개)에 머무르고 있지만 시즌 막판 2위까지 노려볼 만하다. 1위 이대호(174개)가 사실상 타이틀을 확정지은 가운데 2위 이병규(155개), 3위 전준우(154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형우는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과연 최형우가 30홈런을 채우면서 몇 개의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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