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에 난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올해 이런 일어날 것이라고 꿈도 못 꿨다".
미국프로야구(MLB) 탬파베이 레이스가 마운드 위 '난세의 영웅' 맷 무어(22, 좌완)의 깜짝 호투에 힘입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첫 승을 거뒀다.
탬파베이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와 1차전에서 선발 맷 무어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포수 켈리 쇼패치의 홈런포 2방 덕분에 9-0으로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탬파베이는 이틀 전 정규시즌 마지막날 뉴욕양키스를 상대로 0-7로 뒤지다 9회말 2아웃에 극적인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했다. 기적적인 승리를 일궈낸 탬파베이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늘 경기에서 히어로는 단연 선발 무어였다. 지난 2007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로 탬파베이에 입단한 무어는 올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탬파베이 유망주 전체 2위에 선정됐다.
경기 후 '엠엘비닷컴(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불과 3주 전, 나는 마이너리그에 있었다"고 말한 무어의 말처럼 그는 올 시즌 더블A에서 호투하다 지난 9월 15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데뷔전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던 그는 데뷔 첫 선발 등판인 지난 22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1개나 솎아내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양키스전의 호투한 무어는 조 매든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특명을 받았다. 사실 투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매든 감독의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무어는 1회 첫 타자 이안 킨슬러에게 9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으나 9개 모두 포심 패스트볼을 뿌릴 정도로 배짱이 두둑했다. 최고 구속 역시 98마일(158km)까지 나올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전체 투구수 98개 가운데 76%인 74개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그는 7회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투수가 됐다.
"오늘은 평소 때보다 더 차분한 마음으로 던졌다. 1회 조금 긴장이 됐다. 약간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됐다"며 농을 던진 무어는 "동료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4회까지 8-0으로 앞서자 최대한 빠르게 이닝을 마치려고 스트라이크만 던졌다"고 말했다.
매든 감독 역시 "무어는 정말 잘 던졌다. 비록 1회 첫 타자 킨슬러를 상대할 때 안정적이지 못했지만 나는 그가 잘 던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칭찬했다. 매든 감독 역시 위기 상황에서 포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던진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3주 전까지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무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그가 첫 번째 신데렐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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