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대표 발탁에 전북 '화들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0.01 12: 38

'라이언킹' 이동국(32)의 A대표팀 합류에 전북 현대가 깜짝 놀랐다.
지난달 30일 대한축구협회는 이동국을 오는 7일 열리는 폴란드와 친선경기 및 11일 월드컵 3차예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을 앞두고 A대표팀에 추가 발탁한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깜짝 발탁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처음이기 때문.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이후 15개월 만이었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서 14골(득점 3위)-14도움(도움 1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09년 21골을 터트리며 득점왕과 함께 전북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을 당시와 비견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소 "스타일이 맞지 않다"고 하던 조광래 감독으로서도 이동국의 상승세를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된 것.

그런데 이동국의 깜짝 발탁에 전북 구단도 깜짝 놀랐다. 단순히 생각지 못한 발탁이라서가 아니었다. 수원 삼성의 부탁으로 정규리그 일정 변경을 수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초 전북은 오는 16일 수원과 경기를 갖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수원이 FA컵 결승전에 진출, 15일로 경기가 잡히며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원래대로라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정한 경기 예비일인 12일에 열려야 했지만 수원은 8일로 변경을 요청했다. 수원으로서는 12일과 16일 잇달아 경기를 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었다. 이에 전북도 큰 문제가 없어 요청을 수락했다.
그렇지만 이동국의 A대표 추가 발탁으로 복잡하게 됐다. 대표팀은 오는 4일 파주 NFC로 선수들을 소집해 11일 해산한다. 그렇게 될 경우 8일 경기에 전북은 이동국을 기용하지 못하게 된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확정이 되지 않은 전북 입장에서는 2위 포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또한 19일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AFC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승점이 필요했다. 그만큼 수원과 경기가 중요하다는 소리. 이 때문에 전북은 연맹에 요청 수락을 철회하며 12일에 경기를 하자고 했다.
연맹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이미 경기 일정 변경까지 발표했다. 그렇지만 전북의 요청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경기 일정 변경의 칼자루는 전북이 쥐고 있었다. 이동국의 추가 발탁만 아니었다면 전북도 흔쾌히 경기 일정 변경을 수락, 8일 경기가 열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연맹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전북과 수원의 경기 일정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 일정의 변경 여부가 전북의 시즌 막판 흐름과 향후 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는 데 있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동국의 A대표팀 깜짝 합류에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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