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을 때 내려오면 앞으로도 딱 그렇게만 던질 수 있다".
정민태(41)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가 전날(9월 30일) 우완 문성현(20)이 입단 후 가장 많은 투구수(124개)를 기록한 이유를 밝혔다.
문성현은 전날 목동 한화전에서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7탈삼진 5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3회까지 사사구만 5개를 내주며 제구 난조를 보인 문성현은 갈수록 안정을 찾았으나 타선 지원 부족으로 팀이 0-0인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성현은 이날 최고구속 150km의 직구를 위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섞어 한화 타자들을 상대했다.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투구수가 많아졌다. 그러나 문성현은 중반으로 갈 수록 안정된 피칭을 펼치면서 7회 1사까지 큰 위기 없이 호투했다.
이날 문성현의 투구수는 124개(스트라이크 71개+볼 53개)였다. 지난해 신인으로 넥센에 입단한 문성현은 이날 입단 후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올 시즌 평균 투구수가 약 82개인데 비해 무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 많은 투구수였다.
정민태 코치는 1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문성현이 어제 직구는 정말 좋았다. 그래서 초반 제구가 안돼도 변화구 대신 직구로 계속 밀고 가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문성현은 이날 2회에만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처음 2이닝 동안 스트라이크 23개, 볼 26개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정 코치는 이어 "만약 문성현이 처음 불안하다고 바로 투수를 바꾼다면 문성현은 안 좋은 때 타자를 상대했던 그 만큼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위기를 넘기면서 타자들을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 문성현이 한 뼘 더 클 수 있다"고 초반 실점 위기에도 문성현을 교체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문성현은 이날 주자 출루 뒤 위기 상황에서 삼진으로 이닝을 마친 경우가 3번이나 된다. 오히려 구속도 다른 때에 비해 2km 정도 높아졌다. 문성현이 위기에서 스스로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법을 깨달은 것이다.
정 코치는 "문성현이 어제 무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문성현이 지난해 데뷔 후 2년차인 올해 더 잘 던질 수 있는 것은 철저하게 체력을 관리시키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이 던지는 신인들이 두 번째 시즌에 슬럼프를 겪을 수 있어 절대 무리시키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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