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첫 선발? 생각보다 안 떨렸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0.02 07: 44

"첫 선발이요? 생각했던 것보다 안 떨렸어요".
'당돌한 신인' 임찬규(19, LG 트윈스)가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패전의 쓴 잔을 마셨지만 그의 별명처럼 당돌하고 씩씩했다. 모든 결과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수비수들의 실책까지도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임찬규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7피안타 4볼넷 5실점(5자책)을 내주며 시즌 5패(9승)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임찬규는 1회 선두타자 이종욱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3회까지는 1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인 4회부터 노련한 두산 타자들에게 말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후 OSEN과 만난 임찬규는"선발로 등판했지만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내보낸 주자니까 부담이 덜해서 그런지 중간에 올라갈 때보다 마음은 편했다"면서 "비록 팀에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아직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며 아쉬움 섞인 웃음을 보였다.
이날 임찬규의 투구수는 92개(스트라이크 59개, 볼 33개)였으며 최고 구속 143km의 직구(47개)를 바탕으로 커브(18개)와 슬라이더(12개), 체인지업(15개)을 구사했다. 직구의 제구는 나쁘지 않았으나 투구수가 늘어나자 변화구 제구에 불안을 노출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임찬규는 3회까지 36개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29개, 볼 7개일 정도로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두산 타자를 상대했다. 그러나 4회 볼넷 두 개를 허용하며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 특히 4회 두 번째 볼넷은 역전을 허용한 밀어내기로 이어졌다.
임찬규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6월 17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연속 볼넷으로 실점했던 자신의 모습이 또 다시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6.17 사태 때랑은 달랐다. 비록 볼넷을 4개 내줬지만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는데 두산 타자들이 잘 골라냈다"라고 말한 뒤 "내가 아직 부족함을 깨달았다. 다음 선발 등판 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고민해 보겠다"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임찬규는 또 3회 2루수 백창수, 4회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에 대해서도 의젓한 모습을 보일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4회 오지환의 실책은 결정적인 실점으로 연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이에 대해서 임찬규는 "실책은 경기의 일부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나 역시도 내야수를 할 때 실책을 해봤다"면서 "(오)지환이형이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는데 미안한 마음 갖지 않고 더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 내가 등판할 때 실책 10개 해도 상관없다"며 웃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큰 교훈을 깨달은 임찬규는 올 시즌 LG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6일 잠실 삼성전에 또 다시 선발 등판해 시즌 10승 달성과 더불어 신인왕을 목표로 최종대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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