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커브는 다른 선수와 다르다. 타석에서 보면 공이 달려드는 것 같다".
KIA 타이거즈 김진우(28)의 화려한 복귀가 연일 화제다. 이번엔 허구연(61) 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이 거들었다.
허 위원장은 1일 잠실 두산 베어스-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김진우의 복귀 투구를)직접 경기장에서 보지는 못하고 방송을 통해 봤다"면서 "역시 감각이 있던 선수라 오랜만에 복귀해도 잘 던지더라"고 평가했다.

김진우는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81일 만에 1군 무대에 복귀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경기에서 8회 2사 후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특히 9회 1사 후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들어간 김진우 특유의 '폭포수 커브'에 타석에 선 임재철이 움찔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다른 투수들의 커브와 달리 김진우의 커브는 처음엔 평평하게 날아가다 갑자기 솟구치는 느낌을 주며 급격하게 떨어진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갑자기 공이 자기 쪽으로 날아온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허 위원장은 "김진우의 투구 폼은 공을 최대한 숨겼다가 던지기 때문에 같은 145km로 던져도 훨씬 빠르게 느껴지다"면서 "여기에 마인드까지 더하면 마무리 투수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김진우와 같은 날 선발로 등판한 한기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기주는 2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동안 7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2006년 6월 11일 광주 한화전 이후 1936일 만의 선발승을 따냈다. 아직 불안한 점도 있었지만 가능성을 보인 투구였다.
허 위원장은 "사실 한기주는 투구 폼이나 스타일, 그리고 마인드를 봤을 때 마무리 보다는 선발이 어울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계약금 10억을 받고 KIA에 입단한 한기주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상 여파로 인해 2007년 마무리로 전환, 수술대에 오르기 전인 2009년까지 줄곧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이에 대해 허 위원장은 "한기주는 공이 빠르긴 하지만 투구 폼 자체는 타자가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자세"라면서 "그래서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진을 겪은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마인드도 마무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기주는 선발로 전환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사실 한기주는 6이닝에서 7이닝 던져 3실점 정도 막을 능력은 충분히 된다"고 한기주의 선발 가능성을 평가한 허 위원장은 "선발로 나온 29일 경기 봤는데 잘 할 것 같더라"고 평가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실시했던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실시한 조 감독의 마운드 시험은 성공적으로 끝난 바 있다. 과연 허 위원장의 이야기대로 선발 한기주-마무리 김진우를 볼 수 있을까. 이제 일주일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